[홍루몽] (352) 제9부 대관원에서 꽃피는 연정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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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은 조씨에게 자리를 권하며 반갑게 맞이하였으나 희봉만은
조씨를 못본체하며 대옥을 상대로 농담을 계속 늘어놓았다.
조씨는 희봉의 태도로 인하여 일이 들켰나 하고 속으로 뜨끔하였으나,
원래 희봉이 자기를 그런 식으로 대해오던 터라 애써 마음을 추스르며
보옥이 좀 어떤가 하고 짐짓 염려스런 표정을 짓기도 하였다.
그러면서 조씨는 마도파에게 사기를 당하여 아무 효험도 없는 종이
인형들을 그렇게 비싼 값에 산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되기도 하였다.
그때 왕부인의 시녀가 달려와서 전갈을 하였다.
왕부인의 오빠,왕자등의 부인이 왔으므로 모두들 왕부인의 방으로
오라는 것이었다.
이환이 그 전갈을 듣고는 희봉과 보채,대옥들을 데리고 방을 나가려고
하였다.
조씨도 혼자 남는 것이 어색하고 해서 같이 나갈 채비를 하였다.
그러자 보옥이 약간 당황해 하며 급히 말했다.
"대옥 누이는 좀 있다 가지. 할 말이 있어서 말이야"
대옥이 머뭇거리자 희봉이 눈웃음을 치며 대옥을 안쪽으로 밀어놓고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방을 나갔다.
그 순간 보채의 이맛살이 심하게 찌푸려졌다.
대옥과 단 둘이 남게 된 보옥은 무척 기분이 좋은 얼굴로 벙글벙글
웃으며 상체를 일으켜 대옥의 소매를 넌지시 잡아끌었다.
대옥이 엉거주춤 침대에 걸터앉게 되었다.
"할 말이 뭐예요? 빨리 말하세요.
나도 왕부인에게로 가봐야 하니"
대옥이 보옥을 정면으로 바라보지 않고 고개를 조금 돌린채 말했다.
"내 얼굴이 엉망이라 쳐다보지 못하겠다 이건가?"
보옥이 서운한 듯이 말하자 대옥이 얼른 보옥을 마주 쳐다보며
변명하였다.
"아니, 그게 아니고요.
아까 아주머니가 한 말 때문에..."
대옥의 두 뺨이 다시 발그레해졌다.
"내가 할 말이 있다고 한 것도 그것 때문이야. 형수님은 그저 농담으로
그랬을 뿐인데 왜 대옥누이는 얼굴이 빨개지면서 방을 나가겠다느니
하며 발끈했어?"
보옥은 짓궂은 눈길을 대옥에게로 보내면서 빙긋이 웃다 말고,
"아이구, 머리야. 머리가 왜 이리 갑자기 아프지?"
하며 두 팔로 머리를 감싸더니 침대에서 방바닥으로 굴러 떨어졌다.
그리고는 고통을 참지 못하겠다는 듯이 길길이 뛰기 시작했다.
대옥은 보옥이 저러다가 미쳐버리는게 아닌가 하고 놀라서 바깥으로
뛰쳐나갔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0일자).
조씨를 못본체하며 대옥을 상대로 농담을 계속 늘어놓았다.
조씨는 희봉의 태도로 인하여 일이 들켰나 하고 속으로 뜨끔하였으나,
원래 희봉이 자기를 그런 식으로 대해오던 터라 애써 마음을 추스르며
보옥이 좀 어떤가 하고 짐짓 염려스런 표정을 짓기도 하였다.
그러면서 조씨는 마도파에게 사기를 당하여 아무 효험도 없는 종이
인형들을 그렇게 비싼 값에 산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되기도 하였다.
그때 왕부인의 시녀가 달려와서 전갈을 하였다.
왕부인의 오빠,왕자등의 부인이 왔으므로 모두들 왕부인의 방으로
오라는 것이었다.
이환이 그 전갈을 듣고는 희봉과 보채,대옥들을 데리고 방을 나가려고
하였다.
조씨도 혼자 남는 것이 어색하고 해서 같이 나갈 채비를 하였다.
그러자 보옥이 약간 당황해 하며 급히 말했다.
"대옥 누이는 좀 있다 가지. 할 말이 있어서 말이야"
대옥이 머뭇거리자 희봉이 눈웃음을 치며 대옥을 안쪽으로 밀어놓고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방을 나갔다.
그 순간 보채의 이맛살이 심하게 찌푸려졌다.
대옥과 단 둘이 남게 된 보옥은 무척 기분이 좋은 얼굴로 벙글벙글
웃으며 상체를 일으켜 대옥의 소매를 넌지시 잡아끌었다.
대옥이 엉거주춤 침대에 걸터앉게 되었다.
"할 말이 뭐예요? 빨리 말하세요.
나도 왕부인에게로 가봐야 하니"
대옥이 보옥을 정면으로 바라보지 않고 고개를 조금 돌린채 말했다.
"내 얼굴이 엉망이라 쳐다보지 못하겠다 이건가?"
보옥이 서운한 듯이 말하자 대옥이 얼른 보옥을 마주 쳐다보며
변명하였다.
"아니, 그게 아니고요.
아까 아주머니가 한 말 때문에..."
대옥의 두 뺨이 다시 발그레해졌다.
"내가 할 말이 있다고 한 것도 그것 때문이야. 형수님은 그저 농담으로
그랬을 뿐인데 왜 대옥누이는 얼굴이 빨개지면서 방을 나가겠다느니
하며 발끈했어?"
보옥은 짓궂은 눈길을 대옥에게로 보내면서 빙긋이 웃다 말고,
"아이구, 머리야. 머리가 왜 이리 갑자기 아프지?"
하며 두 팔로 머리를 감싸더니 침대에서 방바닥으로 굴러 떨어졌다.
그리고는 고통을 참지 못하겠다는 듯이 길길이 뛰기 시작했다.
대옥은 보옥이 저러다가 미쳐버리는게 아닌가 하고 놀라서 바깥으로
뛰쳐나갔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