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진출을 원하는 기업총수들이라면 으레 강택민중국국가주석을 만나고
싶어한다.

강주석을 만나면 그만큼 대외적인 선전효과가 크다.

중국에서 사업하는데 드는 시간을 단축시킬수도 있으며 애로사항들이
크게 줄어들수도 있는 이점이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 몇몇 그룹총수들도 어렵게 끈을 대 강주석을 만났었다.

그러나 강주석이 발벗고 만나기를 원하는 기업인들이 있다.

세계적인 하이테크산업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인들이 그 대상이다.

지난해 강택민국가주석이 회견한 9명의 미국 민간대표들중 4명이 하이테크
관련 산업총수들이라는 것이 그 단적인 예이다.

모토로라사사장 IBM회장 휴렛 팩커드사 명예회장 마이크로 소프트사회장
등 4명이 그들이다.

중국이 과학기술 진흥을 국책으로 내걸면서 변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데올로기적 정치인보다 하이테크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더 환영을
받고 있다.

중국의 정보선진국에로의 노력은 최근 부쩍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해 중국전역에 110만대의 퍼스컴이 도입돼 보유대수가 300만대를
넘어섰다.

전년에 비해 50%가 늘어난 것이다.

이는 지난해에 퍼스컴 보급이 급격히 이루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국민경제 정보화가 이 움직임의 배경이 되고 있다.

국민경제 정보화에 따라 대량의 퍼스컴이 도입된 부문은 은행 유통
교육분야 등이다.

교육부문의 경우 컴퓨터를 사용한 수업이 북경 상해등 대도시에선
초등학교 3학년부터 시작되고 있다.

상해에선 지난해말 현재 98.9%의 중학교에 퍼스컴이 도입됐다.

올1월말 현재 중국 전역의 1만6,000개학교에서 20만대의 퍼스컴으로
700만명이상의 초등학교 중학교 학생들이 퍼스컴수업을 받고 있다.

중국이 이처럼 하이테크산업을 중시하자 일본기업들도 발빠르게 중국
정보통신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일본 대기업중 하나인 NEC는 중국 국가정보센터와 공동으로 최근 북경
등 3개도시에 퍼스컴 통신서비스를 시작했다.

NEC는 자사제품을 오는 2000년까지 앞으로 5년동안 중국전역의 학교를
대상으로 깔아놓을 계획이다.

학생들의 흥미를 돋우기 위해 통신가라오케도 개발, 서비스할 예정이다.

중국정부로선 이같은 일본기업들의 퍼스컴 보급이나 미국하이테크관련
총수들의 중국시장 진출을 쌍수를 들어 환영하지만 고민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컴퓨터보급의 마이너스효과를 어떻게 잠재우냐가 최대 난제다.

그 첫번째 타깃은 인터넷에 의해 국경을 넘어오는 "유해정보"의 침입을
막는 일이다.

현재 외설을 퍼뜨린 대학이 연이어 공안국(경찰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다.

중국전역에 5,000대의 컴퓨터가 인터넷에 연결돼 있지만 앞으로 200만대가
새로운 인터넷 고객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따라서 "유해정보침입"문제는 나날이 골치아픈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무원(행정부)과 공산당은 최근 인터넷과 중국의 네트워크의 접속에
대한 관리강화를 주내용으로 하는 통지를 전국에 배포했다.

중국은 이같은 우려속에서도 정보선진국으로의 발걸음을 늦추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고위층들은 정보통신 발전이 선진국 진입의 지름길임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