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식한은총재의 "중심통화지표의 변경검토" 발언은 결코 새삼스런운게
아니다.

그런데도 금융계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총통화(M2)의 한계"를
중앙은행총재가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나섰다는 점에서다.

이에 따라 앞으로 중심통화지표를 둘러싼 논란은 수면위로 부상할 수밖에
없게 됐다.

또 중심통화지표의 변경에 따른 이해집단인 제1, 2금융권간은 물론 통화
당국의 두 축인 재정경제원과 한은간의 의견대립도 치열해지게 됐다.

중심지표변경의 필요성은 현 통화지표인 M2의 한계성에서 출발한다.

M2는 현금과 은행요구불예금에다 정기예금 정기적금등 거주자외화예금등
장기 저축성예금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투금사 보험사 상호신용금고등 제2금융권 예금과 산업 수출입 장기신은행등
비통화금융기관예금은 관리대상에서 제외된다.

은행의 금전신탁과 양도성예금증서(CD)등도 M2의 대상이 아니다.

은행의 고유계정예금외에는 통화관리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총유동성(M3)에서 M2가 차지하는 비중은
30%를 밑돌고 있다.

지난해말 현재 제1, 2금융권의 모든 예수금을 나타내는 M3는 5백20조1천3백
90억원(평균잔액기준)에 달한다.

이중 M2는 1백36조9천5백10억원으로 M3의 26.3%에 불과하다.

M3에서 M2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78년만해도 77%에 달했으나 갈수록
비중이 낮아지는 추세다.

시중 전체 유동성의 4분의1만 대상으로 통화관리를 하는 것은 문제가 될수
밖에 없다.

더욱이 은행신탁계정등 제2금융권의 예수금이 최근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아무리 시장금리와 환율중심의 통화정책을 펼치려고해도 총유동성의 25%만
을 대상으로 하는한 한계가 있을수 밖에 없는건 뻔한 이치다.

중심통화지표의 변경 필요성이 그동안 꾸준히 제기도온것도 이같은 이유
에서다.

한은에서도 이같은 점을 인식, 그동안 M2+CD와 M3등을 개발해 보조지표로
활용해왔다.

그러나 당장 중심통화지표를 M2에서 M2+CD나 M3로 바꾸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는게 한결같은 지적이다.

우선 통제가능성이다.

중심지표를 변경한다는건 곧 통화관리대상을 확대한다는걸 뜻한다.

통화관리대상이 된다는건 곧 한은이 통화조절을 위한 수단을 갖는다는걸
의미한다.

수단은 다름아니 지급준비금이다.

현재 은행계정과 마찬가지로 CD나 신탁 제2금융권 예수금에도 일정률을
지급준비금을 쌓게해야만 해야 통화관리대상으로써 의미를 갖는다.

이렇게되면 은행신탁계정을 포함, 제2금융권에 대한 "통제권"도 한은이
가져야만 한다.

한은이 은행경쟁력강화를 ''이유''로 지준율을 인하하면서 제2금융권에도
지준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문제는 재경원이다.

은행신탁 등 제2금융권에 대한 감독권을 사실상 한은에 ''이양''하는데
재경원이 찬성할리는 만무하다.

한은이 자칫하면 ''밥그릇 싸움''으로 비칠 이런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고
''합리적인 조정''을 이뤄낼지 두고볼 일이다.

< 하영춘 기자 >

[[[ 현재 사용되고 있는 통화지표 6가지 ]]]

현재 사용되고 있는 통화지표엔 대략 6가지가 있다.

<> M1 (통화)

=민간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과 당좌예금 보통예금등 은행요구불예금을
합한 것.

화폐의 지불수단으로서의 기능을 중시하고 있다.

<> M2 (총통화)

=M2A에다 2년이상 모든 저축성예금과 거주자외화예금을 포함시킨 것.

<> M2 + CD = M2에 은행CD를 합한 것.


<> M3 (총유동성)

=M2에 종금사 투신사등 비은행금융기관의 각종 예수금과 금융기관이 발행
하는 금융채 CD 표지어음매출 상업어음매출 환매조건부채권 매도등을 포함
시킨 개념.

그밖에 단기유동성 지표인 M2A (M1+2년미만 저축성 예금)와 M2B (M2A+CD+
기업금전신탁등)가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