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주요 병원에서 환자 편의를 위해 전화를 이용한 간편한 진료
예약제도를 경쟁적으로 시행하고 있으나 예약을 해놓고도 이를 어기는
환자들이 많아 병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이 제도는 인력과 자금이 넉넉한 일부 대형 병원 등에서만
효율적으로 시행되고 있을 뿐 많은 대학병원은 많은 손해를 보거나 아예
시행을 꺼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전화진료예약제를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서울중앙병원은
하루 7백여명이 전화로 진료예약을 해오고 있으나 이 가운데 25~30%가
예약을 지키지 않고 있다.

이 병원은 이 때문에 한때 전화진료예약제를 중단하기도 했으며 서비스
차원에서 이를 재개하면서 최근에는 일일이 예약환자에게 확인전화를 거
는 방안을 도입했으나 인건비 부담이 만만찮아 전면적인 시행은 못하고
있다.

외래환자 가운데 30% 가량을 전화예약으로 처리하고 있는 삼성의료원도
하루 1백여명 안팎의 예약환자들이 부도를 내고 있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무려 17명의 전담직원을 두고 하루 1천여건의 전화예약을 다루고 있는
삼성의료원은 하루전에 일일이 예약환자에게 확인전화를 거는 방식으로
부도율을 낮추고 있으나 이 때문에 엄청난 인건비와 관리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 남궁 덕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