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남짓되는 기간에 500여개의 12월법인들이 주총을 하다보니 선물봉투를
들고서 흐뭇한 표정인 분들을 심심찮게 본다.

1년에 한번받는 주주대접에 즐거워한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 뒤에 버려진
영업보고서를 보면 "과연 저렇게 흐뭇해해도 괜찮은 분들일까"하는 생각이
들때도 있다.

선물의 시가는 기껏 1~2만원이지만, 주총 참석장을 받기에는 수천만원이
투자되었을테고, 상당수는 뼈아픈 손실을 입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대주주가 압도적 지분을 갖고 있어 요식행위라 할지라도 주총은 1년에
한번 내 재산권의 대리인들에게 경영실적을 추궁하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그게 어렵다면 사장의 인품이 성실한가라도 알아내는 것이 선물보다는
큰 수익일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