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사회의 일원으로서 그 역할과 관련하여 기대되는 신로를
창출하여야 한다.

적절한 예가 될 지 모르겠지만 만약 경찰관이 도둑질을 한다든지, 소방관이
방화를 한다면 그 결과는 어떨까.

아마 그 행위자가 사회로부터 받게 되는 지탄은 다른 사람이 그와 같은
행위를 한 경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최근 몇년간 사회적으로 발생한 커다란 사건들도 따지고 보면 이러한
신뢰가 무너진 결과였으며, 그 폐해는 형언할 수 없이 엄청난 것이었다.

행인이 다리를 신뢰할 수 없다면 행인은 그 다리를 건널 수 있게는가.

활동의 공간이 되는 건물을 믿을 수 없다면 우리는 과연 그 건물안에서
생활하고 힘들여 쌓아놓은 부를 저장할 수 있게는가.

자신과 함께 일하거나 서비를 제공해주는 사람을 신뢰할 수 없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21세기를 목전에 두고 있는 지금 이 시대 사회 전반적으로 첨단을 지향
한다.

또한 사고와 발상의 대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여 기업은 일류의 능력을 발휘하여 고객과
사회의 풍요를 위한 혁신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업의 노력은 신뢰의 창조에서부터 출발한다는 것을 강조
하고 싶다.

기업에 대하여, 그리고 그 기업이 제공하는 상품과 서비스에 대하여 사회와
고객이 신뢰하고 찾지 못할 것이며, 사회적 생존여부도 불투명해진다.

기업에게 기대되는 바의 신뢰에 바탕을 둔 경영, 이것이야말로 21세기를
향한 가치창조의 주체가 되기 위하여 기업과 기업인이 가져야 할 철학의
기본이라는 생각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