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가행정전산망용 PC구매 입찰에서 세진컴퓨터랜드 등 중소PC업체가
펜티엄PC에 대해 시중소비자가의 3분의1수준인 70만원대의 초저가가격을
제시, 낙찰받아 파문이 일고 있다 .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조달청이 실시한 96년도 상반기 국가
행정전산망용 PC 4만7천8백대에 대한 구매입찰에서 세진컴퓨터랜드 성원정보
썬택 컴퓨터광장 세지전자 서로컴퓨터 등 중소PC업체들이 모두 낙찰받았다.

486PC 2천8백대와 펜티엄PC 4만5천대 등으로 나눠 실시된 이번 입찰에서
중소업체들은 펜티엄PC에 대해 최저 77만9천5백원, 최대 86만원과 486PC에
대해서는 최저 68만원, 최대 75만9천원에 응찰해 낙찰받았다.

펜티엄PC에 대한 이번 입찰의 평균가격은 시중소비자 가격의 3분의1정도에
불과할 만큼 싼 가격을 제시한 것이다.

이에따라 삼성전자 삼보컴퓨터 현대전자 대우통신 LG전자등 국내 5대
PC메이커는 단 한대도 낙찰받지 못하는 이변이 발생했다.

최근 광고공세 등으로 자금난을 이기지 못해 대우통신에 인수된
세진컴퓨터랜드는 이번 입찰에서 절반이 넘는 2만6천7백대를 낙찰받아
가장 많은 제품을 공급할 수있게 됐다.

그러나 중소업체들의 이같은 공세적인 저가격제시에 대해 관련업계에서는
덤핑시비 등이 제시되고 있으며 부정적인 파급 효과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

대형 PC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들이 제시한 가격은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기존 PC유통체계를 한꺼번에 무너뜨릴 수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2년간 무상AS라는 단서가 붙기는 했지만 가격이 지나치게 낮아
제품의 신뢰도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소업체들은 가격을 낮춘 것은 부풀려진 PC의 바람을 뺀
것이라고 말하고 정부예산을 절감시킨다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고
반박했다.

<윤진식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