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연구소는 21세기를 대비, 장기적인 전망아래 원천기술 개발연구에
주력해야 합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국가연구소의 역할과 방향"이란 주제로
12일 마련한 국제심포지엄에서 독일 헬름홀츠 환경보건연구소의 언스트
귄터아프팅소장은 국가연구소가 해야할 역할로 원천기술 개발연구를 꼽았다.

그는 그러나 국가연구기관의 연구개발(R&R)결과를 "상품화"란 잣대로
재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천기술 개발연구는 첨단 미래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토양을 굳게
다지는의미를 갖는다는 뜻이다.

"원천기술개발활동을 수치로 평가할수는 없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손에 만져지는 것은 극히 작지요"

당장에 써먹을 수 있는 상품화기술개발보다는 물질의 근본원리와 구조를
아는 것이 우선이라고 그는 유전자연구개발현황을 들며 설명했다.

국가연구소는 원천기술의 기능과 원리를 찾아내는 곳이며 상품화는
기업들이 알아서 해야하는 일이라는 의미이다.

그는 단지 연구개발결과의 상업화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산학연공동
협력사업은 보다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가가 예산지원을 빌미로 국가연구소 운영에 일일이 간섭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독일의 국가연구소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로부터 예산의 거의 대부분을
지원받고 있으나 연구방향과 과제선정에서의 자율성을 보장받고 있습니다"

연구기관의 탁월성이 예산지원 결정의 첫번째 요소가 되어야 하며 그
이후외부의 간섭은 지원자금이 올바로 쓰여지고 있는지를 살피는 선에
머물러야만연구개발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일 수있을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지난해부터 헬름홀츠 환경보건연구소를 지휘하고 있는 아프팅소장은
미 아르곤연구소 앨런 슈리샤임소장, 일 이화학연구소 아리마 아키토이사장,
최형섭과총회장등과 함께 이번 심포지엄에 참석했다.

<김재일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