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삼성 PCS 제휴] "물과 기름도 섞인다" ..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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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의 양대산맥인 현대와 삼성이 개인휴대통신(PCS)사업부문에서
연합컨소시엄을 결성키로 전격 합의한 것은 "전략적 제휴"가 기업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정착됐음을 의미한다.
과거 "전략적 경쟁"에서 협력의 접점을 극대화하는 "전략적 제휴"시대로
경영틀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
더구나 전통적인 라이벌 그룹인 현대와 삼성이 손을 잡지 않을 수 없을
만큼 경영환경의 변화속도도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물론 이번 현대와 삼성간의 제휴는 개인휴대통신 사업권을 따내기 위한
국지적 동맹관계인 것만은 분명하다.
독자적으로 나섰을 때는 리스크가 너무 큰데다 사업의 내용 자체가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립하기 힘들것 같던 양대 그룹이 전격적으로
전략적 제휴에 합의 한 것은 제휴의 폭과 강도에 가속도가 붙고 있음을
엿보게 한다.
바야흐로 "컴피티션"(competition.경쟁)의 시대는 가고
"코피티션"(coopetition.경쟁과 협력의 합성어)의 시대가 온 셈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현대와 삼성간의 "전략적 제휴"는 개인휴대통신
사업을 포함한 여타 사업에서 재계의 합종연횡이 더욱 활발해질 것임을
예고하는 신호탄의 성격이 짙다.
개인휴대통신사업만을 놓고 보더라도 비제조부문을 노리는 한솔그룹은
이미 주파수공용통신(TRS) 전국수주전에 나선 아남산업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또 TRS를 준비중인 한진그룹 역시 해태전자(TRS), 효성그룹(PCS) 등과
전략적 제휴에 합의했다.
현대와 삼성간의 제휴는 시대의 변화도 내포하고 있다.
과거 고도성장기에는 대기업그룹간 영역넓히기가 경영의 주요 키워드였다.
일단 세를 불려 규모의 경제를 갖추는 것이 중요했고 따라서 이전투구식
경쟁은 생존의 전제조건이었다.
그러나 경제가 성숙단계에 들어서면서 모든 분야에 경쟁력을 갖기란
애당초 불가능해졌다.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빨라지고 융합이 가속화되는 이른바 "멀티
기술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특정분야에 대한 제한적 경쟁력은 기업 상호간의 전략적 제휴를
가속화시키는 계기로 작용한다는 의미다.
전략적 제휴는 과거에도 여러차례 시도됐었다.
브라운관 업계의 맞수인 삼성전관과 LG전자가 상호 특허를 공유했던
것이나 가전3사와 아남전자등이 한국형 녹화시스템인 "바로K" VTR을
개발한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통신장비 분야에서 오랜 경쟁관계에 있던 삼성전자와 LG정보통신은
차세대 정보교환기 TDX100을 개발하기 위해 올 초 전격적인 제휴관계에
돌입하기도 했다.
또 LG그룹은 상용경전철 구간인 경기도 하남시와 서울 강동간의 경전철
사업을 위해 한진그룹과 컨소시움을 형성했다.
그러나 이번 현대와 삼성간의 제휴는 <>국내를 대표하는 라이벌
기업간의 제휴라는 점 <>비즈니스 차원을 제휴의 범위가 확대됐다는
점에서 상징적이다.
기술과 자본력으로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는 국내 기업들이
이번 제휴를 계기로 더욱 활발한 "제휴경쟁"을 벌일 것만은 틀림없다.
<이의철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6일자).
연합컨소시엄을 결성키로 전격 합의한 것은 "전략적 제휴"가 기업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정착됐음을 의미한다.
과거 "전략적 경쟁"에서 협력의 접점을 극대화하는 "전략적 제휴"시대로
경영틀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
더구나 전통적인 라이벌 그룹인 현대와 삼성이 손을 잡지 않을 수 없을
만큼 경영환경의 변화속도도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물론 이번 현대와 삼성간의 제휴는 개인휴대통신 사업권을 따내기 위한
국지적 동맹관계인 것만은 분명하다.
독자적으로 나섰을 때는 리스크가 너무 큰데다 사업의 내용 자체가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립하기 힘들것 같던 양대 그룹이 전격적으로
전략적 제휴에 합의 한 것은 제휴의 폭과 강도에 가속도가 붙고 있음을
엿보게 한다.
바야흐로 "컴피티션"(competition.경쟁)의 시대는 가고
"코피티션"(coopetition.경쟁과 협력의 합성어)의 시대가 온 셈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현대와 삼성간의 "전략적 제휴"는 개인휴대통신
사업을 포함한 여타 사업에서 재계의 합종연횡이 더욱 활발해질 것임을
예고하는 신호탄의 성격이 짙다.
개인휴대통신사업만을 놓고 보더라도 비제조부문을 노리는 한솔그룹은
이미 주파수공용통신(TRS) 전국수주전에 나선 아남산업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또 TRS를 준비중인 한진그룹 역시 해태전자(TRS), 효성그룹(PCS) 등과
전략적 제휴에 합의했다.
현대와 삼성간의 제휴는 시대의 변화도 내포하고 있다.
과거 고도성장기에는 대기업그룹간 영역넓히기가 경영의 주요 키워드였다.
일단 세를 불려 규모의 경제를 갖추는 것이 중요했고 따라서 이전투구식
경쟁은 생존의 전제조건이었다.
그러나 경제가 성숙단계에 들어서면서 모든 분야에 경쟁력을 갖기란
애당초 불가능해졌다.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빨라지고 융합이 가속화되는 이른바 "멀티
기술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특정분야에 대한 제한적 경쟁력은 기업 상호간의 전략적 제휴를
가속화시키는 계기로 작용한다는 의미다.
전략적 제휴는 과거에도 여러차례 시도됐었다.
브라운관 업계의 맞수인 삼성전관과 LG전자가 상호 특허를 공유했던
것이나 가전3사와 아남전자등이 한국형 녹화시스템인 "바로K" VTR을
개발한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통신장비 분야에서 오랜 경쟁관계에 있던 삼성전자와 LG정보통신은
차세대 정보교환기 TDX100을 개발하기 위해 올 초 전격적인 제휴관계에
돌입하기도 했다.
또 LG그룹은 상용경전철 구간인 경기도 하남시와 서울 강동간의 경전철
사업을 위해 한진그룹과 컨소시움을 형성했다.
그러나 이번 현대와 삼성간의 제휴는 <>국내를 대표하는 라이벌
기업간의 제휴라는 점 <>비즈니스 차원을 제휴의 범위가 확대됐다는
점에서 상징적이다.
기술과 자본력으로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는 국내 기업들이
이번 제휴를 계기로 더욱 활발한 "제휴경쟁"을 벌일 것만은 틀림없다.
<이의철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