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한의 용적률을 적용, 일반분양분을 늘리는 일반적인 재건축사업의
개념을 벗어나 일반분양분을 없애고 주거환경을 극대화시킨 재건축지구가
있어 화제.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한강복지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용적률 400%를
적용할 수 있는 고밀도지구임에도 불구, 용적률 280%를 적용해 4개동
296가구의 아파트를 지어 일반분양분이 없다는게 가장 큰 특징.

최근 경관심의를 마치고 내달 이주 예정인 한강복지아파트 재건축사업은
기존 지상5층 10개동 26평형 296가구를 헐고 4개동 41평형 296가구와
13가구의 빌라를 새로 건립한다.

이에따라 조합원들은 일반분양분으로 충당되던 건축비부담을 고스란히
부담키로 주민총회에서 결정했다.

기존 26평형을 소유한 조합원의 부담액은 41평형 아파트와 지하주차장
10평의 건축비(평당 175만원선)를 합쳐 1억원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분양가 제한을 받지않는 25평형과 33평형등13가구의 빌라의 예상분양금
15억원은 설계, 감리, 측량비로 충당키로 했다.

시공은 동부건설이 도급제방식으로 맡았으며 이주비는 무이자 7,000만원.

한강복지아파트 재건축사업도 초기에는 여느 지역과 마찬가지로 250가구
정도의 일반분양분이 나올 수 있도록 용적률을 399%를 적용, 설계를 마쳤다.

그러나 250가구의 분양으로 조합원들이 건축비부담을 덜 수는 있으나
시세가 평당 1,000만원을 호가하고 있어 결국 조합원들의 비싼 땅을 싸게
공급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조합측의 설명에서도 실험적인 사업추진의 배경이 잘 나타난다.

"현재 일반분양가가 제한받는 상황에서 일반분양되는 아파트의 분양가는
500만원을 넘어설 수 없는 실정이다.

단순계산으로도 1,000만원을 넘는 아파트를 절반수준의 가격으로불특정인
에게 선심을 쓰게 돼 결국 조합원들의 공동손실을 가져오게 된다"

"재건축으로 가구수를 늘리지않고 건축비 전액을 조합원이 부담하더라도
완공후 인근 단지와의 차별화로 시세상승을 노리는게 현실적으로 낫다는
것도 계산했다"

이번 한강복지아파트재건축은 일반분양=사업성이라는 재건축의 일반공식을
깨뜨려 사업추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밀도지구아파트나 중간층아파트의
재건축사업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재건축사업의 관건은 조합원의 부담을 줄여 개발이익을 늘일 수
있도록 최대한 일반분양분을 늘리는데 달려 있었다.

최근 서울지역 잠실, 도곡, 반포등 저밀도지구로 묶여있는 대규모 저층
아파트재건축사업이 지연되고 있는것도 고밀도지구로 완화되지 않을 경우
고층아파트건립이 불가능해 결국 일반분양분이 줄고 조합원부담이 늘기
때문이다.

또 지은지 20년이상되거나 노후한 지상5층이상의 중간층아파트의 경우도
일반분양분이 적어 사업추진 엄두를 내지못한게 사실이다.

환경건축이 설계를 맡은 이 단지는건축물의 조형미를 최대한 살린 외형과
주거환경을 최우선 고려한 설계가 단연 돋보인다.

우선 동배치와 관련, 한강변 배치되는 두개동 가운데 지상23층규모로
들어서는 103동의 중앙부분 지상1층에서 지상12층까지를 빈 공간으로 둬
뒷동(102동)에서 한강을 바라볼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는 국내 아파트단지에서 처음으로 도입되는 고난도 설계로 완공되는
시점에는 아파트단지 가운데가장 뛰어난 조형물로 평가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아파트 각동 1층이 도난, 사생활 침해 등의 이유로 비인기층임을
감안, 각동 1층에 적게는 8평에서 많게는 15평 규모의 전용정원을 지상1m
높이에 만들어 외부로부터의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게 했다.

이와함께 각동 1층에는기존 아파트의 관리실 대신 7-8평 규모의 로비를
갖출 예정이다.

단지내 외부인이 출입할 경우 각 가정까지 3단계의 절차를 거치도록
통제시스템을 강화한 것도 특징.

단지입구에 중앙관리실을 두어 외부출입을 카드로1차 통제, 1층 로비로
통하는 지하주차장에서 2차 통제, 마지막으로 1층의 로비에서 방문하는
호수 등 확인절차를 거치게 된다.

한강복지아파트 조합임원은 "처음에는 용적률 399%를 적용, 일반분양분이
250가구가 되도록 계획했다"며 "그러나 조합원 대부분이 재건축사업을 통해
건축비부담을 지더라도 주거환경이 쾌적한 단지를 원해 일반분양분을
없애는 등 획기적인 방식을 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한강복지아파트 26평형(지분 20평)의 경우 2억원을 웃도는 선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최근 재건축을 통해 들어선 인근 우성아파트 43평형의
시가가 5억원선임을 감안할 때 이 단지의 특성상 입주후에는 동부이촌동
아파트 가운데 가장 인기를 끌 것으로 인근 부동산관계자는 내다봤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