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가 국내기업으론 처음으로 100년 만기의 장기 양키본드를
발행한다.

한전은 발전소 건설자금 조달을 위해 미국에서 2억달러의 양키본드를
1백년 만기 조건으로 발행키로 하고 이같은 내용의 외화증권발행계획을
지난주말 재정경제원에 신고해 18일 수리됐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이에따라 오는 22일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이달중 미국에서
본드를 정식으로 발행할 예정이다.

발행주간사는 미국의 살로먼 브라더스 증권사로 확정됐고 이자율은 미
재정증권(TB)금리에 가산금리(스프레드)를 얹은 연 7%대가 될 것이라고
한전관계자는 설명했다.

공기업인 한전의 100년짜리 양키본드 발행은 무엇보다 한국의 국가 신인도
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만기 100년의 본드는 "컨트리 리스크"가 적은 나라의 기업만이 발행할 수
있는 이례적인 채권이다.

미국에선 지난 93년이후 코카콜라 월트디즈니 벨사우스사등 모두 6개사가
발행했고 외국기업으론 지난 1월 말레이시아의 테나가 전력회사와 중국정부
가 각각 발행한게 고작이다.

특히 한전의 발행금리는 중국이나 말레이시아 보다 낮은 수준이 될게 확실
하다는 것.

중국은 가산금리가 2.99%에 달해 9.0%의 조건으로 발행했고 말레이시아도
발행금리가 7.5%였다.

한전 관계자는 "그동안 남북한문제로 한국발행 채권은 미국의 투자가들에게
매력이 적었던게 사실"이라며 "이번 한전의 100년 양키본드 발행은 이같은
우려를 가시게 하는 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그동안 주춤했던 국내기업들의 해외채권발행이 상당히 고무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전 입장에선 100년짜리 양키본드 발행으로 적지않은 이득을 볼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기존의 채권보다 싼 값으로 장기 안정적인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서다.

지난 20년간 미국에서 발행된 30년짜리 양키본드의 평균 이자율이 9.4%였던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게다가 100년짜리 채권은 자기자본과 같은 효과의 자금이라는게 한전측의
설명이다.

"빚은 빚"이지만 워낙 만기가 길기 때문이다.

한편 한전은 올해 설비투자 부족자금 4조원중 8억달러(약6천4백억원)를
외채로 조달할 예정인데 이중 3억달러는 지난 1월 사무라이 본드를 발행
했었다.

또 이번 2억달러의 양기본드 외에 나머지 3억달러는 하반기중 주식관련
채권을 발행해 조달할 계획이다.

<차병석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