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대만간의 팽팽한 긴장이 지속되면서 양국의 경제적 피해가 점차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

대만은 국내 금융시장안정을 위해 2백억달러이상의 자금을 써야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중국에서는 서방투자자금이 빠져 나가고 있다.

이에따라 지난 8일 중국의 대대만미사일발사실험이후 만 10일째 지속되고
있는 대만해역의 양안긴장사태로 양국경제에 깊은 주름살이 패이고 있다.

양국중 대만이 입고 있는 경제적 손실이 훨씬 더 크다.

정부는 지금의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면 전혀 필요하지도 않았을 대규모
금융시장안정화자금을 시장에 쏟아 붓고 있고 기업들은 당초 마련했던 투자
계획을 취소하고 있다.

우선 대만정부는 국내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 적어도 2백20억달러를 시장에
풀어야 할 판이다.

양안긴장이 이달말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이때까지 대만당국은
증시의 주가안정과 환시의 환율안정을 위해 이정도의 돈을 쏟아 부어야 할
것으로 대만경제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대만당국은 양안긴장이 시작된후 거의 매일 10억달러이상을 금융시장에
투입하고 있다.

금융시장이 붕괴될 경우 국민들의 심적 불안과 경제혼란이 극에 달해 대만
경제자체가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으로 대만정부는 연일 금융시장에
거액을 투입하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 일본에 이어 세계2위의 외환보유국인 덕분에 자금은 충분하다.

작년말 한때 1천4억달러에 달했던 외환보유고는 현재 8백50여억달러로
줄어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같은 금융시장안정화 노력으로 증시의 가권주가지수는 현재 이달초보다
오히려 1백포인트가량 오른 4천9백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4천7백-4천9백선이 대만정부의 주가관리목표대이다.

대만원화가치도 미달러당 27원에서 소폭 등락하면서 안정돼 있다.

지난 주말 달러당 27.46원을 기록, 정부의 통화안정목표대인 27.5원 수준을
지키고 있다.

이처럼 금융시장안정을 통한 당국의 경제혼란방지 목표는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기업들의 투자의욕은 매우 위축돼 있다.

대만기업들은 양안긴장사태 발생후 지금까지 모두 30억원(약 1억9백만달러)
에 이르는 투자계획을 보류했다고 대만 연합보는 최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자세한 수치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 양안사태가 대만경제에 미치는 충격파가 상당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을 뒷받침했다.

중국도 대만만큼은 아니더라도 경제적 손실을 입기는 매한가지이다.

중국투자에 열성적이던 서방투자자들이 중국금융시장에서 일부 철수하는가
하면 당초 계획했던 투자를 일단 보류하고 관망자세를 취하고 있다.

미국의 머니지는 미투자가들이 중국에 투자하고 있는 뮤추얼펀드(개방형
투자신탁)에 자금을 회수중이라고 보도, 중국 역시 상당한 경제적 손실을
입고 있음을 나타냈다.

한 예로 미국의 스커더퍼시픽 오퍼 뉴니티스펀드는 이달들어 중국으로부터
5백만달러의 투자자금을 회수, 일반적인 관측대로 서방자금의 중국이탈이
현실화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이같은 투자자금철수보다 중국측에 더 심각한 경제적 손실은 중국의 세계
무역기구(WTO)가입이 한층 어려워질 것이라는 점이다.

시장개방부족이라는 이유로 WTO가입을 저지당하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이번
군사적 도발로 미국등 서방국들로부터 WTO가입지지를 받기가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달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양안긴장은 대만과 중국경제에 쉬
아물기 힘든 흠집을 낼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북경=최필규특파원]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