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이문 저 민음사 간 1만원 )

철학과 문학을 넘나들며 왕성한 학문적활동을 보여온 저자의 문명비판서.

저자는 특히 근대 이후의 과학기술문명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해온 인간
중심적 세계관에 주목하고 있다.

황홀할 정도로 달콤한 과학기술문명이란 열매는 인류에게 중단없는 "진보"
가 언제까지나 가능할 것이라는 환상을 심어주고 있다.

인류는 자연이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무제한적인 정복과
약탈을 정당화해왔고 그러한 과정을 진보로 규정해 왔다.

그러나 저자는 그 열매속에 숨은 독성을 경계한다.

과학기술의 의한 생태계의 파괴는 인류의 생존자체마저 위협할뿐만 아니라
가치관의 혼돈과 불안도 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저자는 자연과의 공존을 바탕으로 한 "생태학적
세계관"이라는 문명의 새모델을 제시한다.

이를 통한 현대인의 근본적인 사고 개혁 즉 문화적 전환이 이뤄져야
오늘날의 역사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