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하지 않으면 아름답지 않고 자연스럽지 않으면 완전하지 않다"

(주)한국POLA의 사훈이다.

한국POLA는 이외에도 합리적 경영이 강조되는 현대사회에서 "감성경영"
이라는 이색적인 경영개념을 도입, 여러 기업을 놀라게 했다.

그 한국POLA의 이청승사장이 자신이 살아온 과정과 그속에 배어 있는
다양한 경험을 담은 "많이 묻는 사람이 많은 대답을 한다"(삶과꿈간)를
펴냈다.

"18살때 사업을 시작한지 벌써 30년이 지났습니다. 지나온 삶을 돌아보고
남은 기간을 보다 보람있게 마무리하고픈 욕심과 신문이나 잡지, 사보등에
그동안 실어온 글들을 한데 묶어 보는게 어떻겠느냐는 주위의 권유가
어우러져 책을 펴내게 됐습니다"

책이 나온 뒤 잘쓰고 못쓰고를 떠나 솔직하게 지나온 삶의 과정을 담아낸데
대해 많은 격려의 말을 들었다는 이사장은 서문에 밝혔듯이 지금 사회에
첫발을 디디고 있는 큰아들과 사춘기를 통과하고 있는 둘째및 그 친구세대
에게 책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누구나 그렇듯이 자식세대들에게 살아온 얘기를 말로 전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젊은세대와 기성세대간의 정신적인 단절이 너무 큰 현대사회를
사는 인생선배로서 여러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얻고 잃은 모든 것들을 책
으로나마 전하고 싶었습니다"

이사장은 성공한 경영인으로 통하지만 실은 홍익대미대를 졸업했다.

그런 그의 이력이 독특한 기업경영으로 표출되고 있다.

"미대를 나와 기업경영을 하는 것이 걸맞지 않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제 생각은 다릅니다. 남과 똑같이 사고하고 행동해서는
이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앞서갈 수도 살아남을 수도 없다고 믿습니다"

한국POLA의 감성경영은 이러한 인식에서 출발한다.

이대표는 감성경영을 제기하면서 곧잘 헤르맛 헷세의 소설 "지성과 사랑"을
인용한다.

어린시절을 함께 보낸 두 주인공은 소설의 마지막에서 귀족부인과의 사랑
때문에 죽음을 맞이하는 사형수와 그 사형수의 마지막 길을 인도하는 사제로
해후하지만 작가는 누구의 삶이 더좋고 값진 것인지를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것.

"지성과 사랑, 이성과 감성이 모두 중요하다는 뜻이 아닐까요. 사실 감성
경영의 핵심은 이성과 감성의 조화입니다. 인간의 감성을 기업경영의 이념
으로 정착시킬 수 없을까 하는 고민에서 감성경영이 시작됐습니다. 또
정보화사회에서 가장 필수적인 창의성도 논리적 사고보다는 감성적 사고가
결실을 맺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대표는 전4부의 이책을 통해 자신의 성장이야기와 삶에 얽힌 고뇌,
그리고 이웃과 기업경영에 대한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놓고 있다.

<김수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