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벗(통화정책 방향 전환)을 추진한 지 얼마 안 된 시점에서 한국은행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이 ‘금리 수수께끼’ 현상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금리 수수께끼란 기준금리는 내렸는데 국채 금리는 거꾸로 올라가는 것을 말한다. 벌써 통화정책 무력화 논쟁이 일고 있다.재테크 생활자를 비롯한 경제 주체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기준금리가 내리면 주식, 채권 등 자산 가격은 올라가고 달러 가치는 약세가 될 것이란 예상에 따라 포트폴리오와 각종 계획을 짠다. 하지만 현실은 국채 금리가 올라감에 따라 정반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는 것을 토대로 포트폴리오와 계획을 짰다면 이미 큰 손실이 났을 것으로 추정된다.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나. 그 답을 구하기 위해선 코로나19 사태 직후 물가가 급등하기 시작한 원인부터 따져볼 필요가 있다. 당시 각국 경기는 성장률이 잠재 수준을 밑돌 정도로 부진했지만 공급망 부족, 역아마존 효과 등에 따라 물가가 급등했다. 역아마존 효과란 아마존과 같은 빅테크가 초기에는 물가를 안정시키지만 독과점 지위에 오르면 각종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과정에서 물가가 올라가는 현상을 말한다.물가 상승 요인은 총수요와 총공급 측면에 따라 대응 수단이 달라져야 한다. 전자에 기인할 때는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이 효과적이다. 전제는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간 체계(interest system)가 잘 잡혀 있어야 한다. 2004년 당시엔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중국의 국채 매입으로 시장금리가 떨어지는 앨런 수수께끼 현상이 나타났고, 결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를 초래하는 자충수를 뒀다.문제는 코로나19 사태 직후 물가 상승이 주로 총공급
김건희 여사 논란과 명태균 녹취록 파문 등 연이어 터진 악재로 정국이 혼란에 휩싸였다. 국정의 총책임자인 윤석열 대통령의 입장 표명과 쇄신 메시지가 불가피하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달 중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국민과의 소통 기회를 어떤 형태로든 갖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쇄신책으로는 개각 포함 참모진 교체, 김 여사 대외활동 축소, 제2부속실 출범 등이 거론된다. 다만 이달 중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일정을 감안할 때 시점은 윤 대통령이 임기 반환점을 도는 10일 전후가 아니라 이달 말쯤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엄중하고 긴박한 국내외 위기 상황을 감안할 때 미룰 일이 아니다.한반도에는 외교·안보 ‘복합 쓰나미’가 불어닥치고 있다.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최전선에 집결 중이다. 북한은 실전 경험을 통해 현대전에 필요한 전투기술을 습득하는 것은 물론 파병 대가로 핵과 미사일 기술을 이전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안보 지형에 치명적인 위협이다. 당장 이번주 미국 대선에서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외교·경제 정책에 급변이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면 윤석열·바이든·기시다 체제에서 급속한 진전을 이룬 한·미·일 3국 협력 체제가 후퇴하거나, 바이든 정부가 약속한 핵우산도 안심할 수 없는 상태가 될 수 있다. 당면한 문제 모두 우방국 협력은 물론 여권의 단합과 야당의 협조가 필수인데, 국내 정치에서 동력이 떨어진다면 힘을 받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 야권은
노동조합에 가입한 직원 비중이 높은 제조기업일수록 한국을 떠날 가능성이 커진다는 학술 논문이 한경 11월 2일자에 소개됐다. 김성현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팀이 한국경제학회 학술지에 게재한 ‘노동시장 경직성이 기업의 해외 진출에 미친 영향 분석’이다.이 논문에 따르면 노조 가입자 비중이 25~50%인 제조업체는 0~25%인 기업에 비해 해외 진출 가능성이 2.1배 높았다. 가입자 비중이 50~75%면 2.6배, 75~100%면 4.3배 커졌다. 논문은 또 노조 권한이 강한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해외 이탈 가능성이 1.5배, 노사 관계가 대립적인 기업은 1.6배 높다고 진단했다.강성 노조의 과도한 요구로 기업이 골머리를 앓고, 신규 공장을 노동 환경이 한국보다 훨씬 유연한 외국에 세운 사례는 숱하게 많다.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대표적이다. 지금은 노사 관계가 안정적이지만 과거엔 노조가 회사 현실을 감안하지 않은 무리한 요구를 내걸고 파업을 벌이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이로 인해 현대차는 1996년 아산 공장 이후, 기아는 1997년 화성 3공장 이후 새 공장을 전부 해외에 세웠다. 그러다가 2022~2023년에서야 두 회사 노사는 각각 울산과 화성에 신공장을 세우기로 합의했다.하지만 양사의 국내 투자는 최근 변속기 납품 자회사인 현대트랜시스의 파업으로 다시 위협받고 있다. 현대트랜시스 노조는 지난해 매출의 2%(영업이익 두 배 해당)를 성과급으로 요구하며 지난달 8일부터 ‘생떼 파업’을 벌이고 있어 현대차와 기아의 완성차 생산에도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기업의 국내 투자를 위해선 정부가 노조의 불법 파업에 엄정 대처하는 한편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이는 데도 앞장서야 한다. 제도적 측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