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맨에서 르네상스맨으로"

종합상사들이 종합기업으로의 변신을 도모하면서 인력양성의 촛점도
변화하고 있다.

종래 무역업을 주업으로 하던 시절 상사맨의 주된 역할은 "세일즈맨".

따라서 어떤 나라에서 어떤 물건이 많이 팔리는 지를 잘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자질이었다.

대부분의 종합상사들이 운영하고 있는 "지역전문가"라든지
"상품전문가" 같은 제도가 이런 인력을 키우기 위한 교육프로그램이었다.

그러나 상사기능이 고도화되면서 상사맨이 갖춰야 할 자질도 고도화되고
있다.

상품판매뿐 아니라 국제금융 법률 노무관리 등 다방면의 복합지식을
함께 갖추고 있는 르네상스형 인간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이에따라 종합상사들은 최근 이같은 "전인적 비즈니스맨"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그중에도 삼성물산이 최근 마련한 "국제인력 양성제도"가 대표적인
사례다.

회사에 필요한 국제인력을 크게 <>저변인력<>전문인력<>경영인력
등 3부류로 구분한 이 제도에서 삼성물산은 지금까지 해오던 교육외에
5개의 신설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그중에도 눈길을 끄는 것은 국제경영인력을 키우기 위한 <>해외법인장
과정 <>국제로비스트과정 <>장기주재원제도 등이다.

이중 해외법인장과정은 법인장예정자를 대상으로 3개월에 걸쳐
경영관리 이문화적응 현지전략수립 특수직무 등에 관해 집중적인
교육을 실시하는 프로그램이다.

또 국제로비스트과정은 5년이상 해외주재경험이 있는 임원급을 대상으로
외국대학의 최고경영자과정등에 연수를 보내 현지 유력자들과 교분을 쌓는
것을 주목적으로 한다.

이밖에 장기주재원제도는 한 곳에 최소 10년간 장기주재케 함으로써
현지시장에 관한한 최고의 전문가를 만든다는 취지로 이미 11명이
파견됐다.

(주)대우의 "국제 비즈니스맨"양성프로그램도 삼성물산과 마찬가지로
전인적인 경영인력 양성을 지향하고 있다.

대우는 국제비즈니스맨을 "외국어능력 경영관리능력 정보.전산능력
국제적소양 무역실무 재무관리 국제법 등에 관한 지식 등을 갖춘
인력"(김재용이사)으로 정의하고 있다.

특히 대우는 해외에서 프로젝트성 사업이 증가하는데 맞추어 국제
금융전문가양성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아래 금융중심지인
런던 홍콩 뉴욕 등의 지사를 활용 1년에 20명이상을 육성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그룹차원에서 도입된 미시간MBA과정을 통해 경영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LG상사도 올해부터 직능전문가 해외연수프로그램을 신설했다.

이 프로그램은 주로 지원부문사원을 대상으로 하며 직무성격에 따라
3~6개월의 해외연수를 실시한다.

LG는 연간 5~10명을 이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직능전문가로 양성,
해외에 파견함으로써 "현지완결형"경영체제를 갖춘다는 구상이다.

종합상사들이 이처럼 전인적 경영인력양성을 서두르고 있는 것은
한마디로 종합상사에게는 사람이 최대의 자산이기때문이다.

그리고 경제환경변화에 따라 상사의 업종이 부단히 변화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환경에 맞는 성격의 인재가 필요하다는게 업계의 공통된 인식이다.

< 임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