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들에게 경제란 무엇일까.

어렵고 자신과 관계없는 어른들만의 이야기일까.

아니다.

경제는 책속의 어려운 용어나 개념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가장 밀접한
생활의 한부분이기 때문이다.

EBS가 봄철 프로그램 개편과 함께 새로 선보인 "작은 경제인" (매주
금 오후 6시25~45분)은 중학생들이 직접 경제현장에 들어가 말 그대로
"경제"를 배워보는 프로그램이다.

제작을 맡은 미디어뱅크의 김외식 PD는 "용어나 개념풀이 중심이
아니라 몸으로 체험하면서 경제의 기본원리를 이해하고 경제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진정한 경제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취지"라고
설명했다.

지난 8일 방영된 1편 "경제의 심장-은행"에서는 신수중학교 3학년생인
장원준 군과 백진욱 군이 하나은행 본점에서 일일행원으로 근무했다.

이들은 다른 행원들과 마찬가지로 예절교육에서부터 시작해 환전업무,
현금자동지급기 이용방법, 폰뱅킹 서비스 등을 현장에서 배웠다.

또 헌돈과 새돈을 구분하는 정사작업도 했다.

프로그램 끝에는 한국경제연구원의 김희성 연구원이 은행이란 어떤
곳인지, 어떤 일을 처리하는지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 학생들의 이해를
도왔다.

장원준 군은 "단순히 돈을 저축하는 곳으로만 알았던 은행의 업무가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

우리몸에 피를 공급하는 심장처럼 사회 각부분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해주는 경제의 심장이 은행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15일 방영된 프로그램은 "세계적 유통단지-가락동 농수산물시장" 편.

석촌중학교 3년생인 김용만 군 등 3명은 경기도 용인의 오이 비닐하우스
에서 오이를 따서 가락동시장에 내다 파는 유통의 전과정을 함께 했다.

김군은 싱싱한 오이가 식탁에 오르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동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또 가락동시장이 16만6천평의 규모로 세계 2위의 큰 도매시장이며
여기서 하루밤동안 처리하는 농수산물의 양만도 무려 8,000t이나 되는
것도 처음 알았다고.

"작은 경제인"은 22일 3편에서는 동아출판사를 방문, 1권의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살펴볼 계획이다.

29일 방영될 "만원을 법시다" 코너에서는 주유소.편의점.피자점 등의
일일 아르바이트를 통해 중학생들의 평균 한달용돈인 1만~2만원을 벌기가
얼마나 어려운지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 김재창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