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통상정책의 책임자인 리언 브리튼 유럽위원회 통상담당위원이
미국의 일방적 통상정책을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브리튼 위원은 19일 워싱턴의 민간연구단체인 유러피언 인스트튜트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일방적 무역제재 위협을 남발하는 미국의 대아시아 통상
정책을 강력히 비판하면서 유럽처럼 다자간 통상협상을 중시하라고 촉구
했다.

그는 세계무역기구(WTO) 통신협상이 4월말 시한내에 타결되지 않아 미국이
협상테이블을 떠난다면 국제교역과 미국의 지도력이 상처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일방적인 조치가 더이상 발딛을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브리튼 위원의 이날 발언은 미키 캔터 미무역대표부 대표가 최근 프랑스
등이 납득할만한 통신시장 개방계획을 내놓지 않는다면 자국의 시장개방안을
철회하겠다고 위협한 이후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브리튼 위원은 무역제재를 가하겠다고 위협하는 미국식 통상정책을 "관리
무역"이라고 비판, 일본의 주장에 동조했으며 일본시장 개방을 확대하는데도
WTO와 같은 다자기구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또 중국이 가능한한 빨리 WTO에 가입하길 바라는게 EU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브리튼 위원은 오는 4월10일 워싱턴을 다시 방문, 캔터 대표를 만나
통신시장 개방을 비롯한 통상현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