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주말 골퍼 3명과 함께 골프를 쳤다.

그들중 두명은 스윙자체도 괜찮았고 임팩트도 좋았다.

그러나 스코어는 공히 90대 후반을 벗어나지 못했다.

잘 맞았을때 뻗어 나가는 구질이나 거리로 볼때 스윙에 비해 스코어가
극히 나쁘다는 인상이었다.

그들의 플레이 패턴은 아마추어 골프의 전형이었다.

가끔 드라이버샷이 얼토당토 않게 굴러 가거나 휘는 샷이 나타났고
그린 근처까지는 시원스레 왔다가 거기서 부터 몇타를 까먹는 식이었다.

그들의 골프를 본 결론은 다음과 같았다.

"추가적 연습이 없어도 현명한 플레이만 하면 10타까지도 줄일수 있을
것이다"

<>.우선 그들은 너댓홀 마다 한번꼴로 나타나는 "이상한 드라이버샷"을
없애야 했다.

그런 드라이버샷은 특히 페어웨이가 넓고 거리도 짧은 "쉬운 홀"에서
등장했다.

또 일단 미스샷이 나면 계속 미스샷이 나오는 흐름이었다.

구조적으로 "좋은 스윙"을 갖고 있음에도 이따금 드라이버샷 실수가
나오는 것은 누가 뭐래도 한가지 원인 밖에 없었다.

그것은 "거리를 내겠다"는 마음이다.

스윙을 잘 "관리"하다가도 어느 홀에선가 자신도 모르게 힘이 들어가며
샷이 이상해 지는 것.

거릴 내겠다고 힘을 주면 스윙 톱에서 "움찔"하며 빗맞는 현상이
발생하는 셈이다.

그런 현상자체가 "실력"이라면 할 말이 없지만 그런 종류의 미스샷은
골퍼 스스로의 다짐으로 얼마든지 예방이 가능하다.

스윙이 원래 나쁜 탓에 자주 미스샷이 나오면 근본적 치료가 요구되지만
앞의 골퍼들은 단지 "욕심 탓"으로 미스샷이 나오기 때문이었다.

그런 골퍼들은 티잉그라운드에 올라 매번 "부드럽게만 스윙하자"고
빠짐없이 되뇌이면 획기적 개선이 가능하다.

매홀 잊지말고 자신에게 "힘 뺀 스윙"을 주지 시키는 것 말고는
딴 방법이 없다.

드라이버샷이 어긋나면 트리플 보기가 일반적이었는데 그 실수의
횟수를 한라운드에 두번만 줄여도 5타 정도는 세이브 할 수 있다.

<>.쇼트게임도 마찬가지이다.

300m를 두번에 와서 나머지 50m를 4~5번에 가는 것은 "홀컵을 너무
의식하는데" 기인한다.

홀컵에 붙여야겠다는 "부담"이 뒤땅이나 토핑을 유발한다.

이때는 겸손히 칠 수 밖에 없다.

자신의 쇼트게임 실력이 출중하지 못한 편이라면 그저 온그린만을
추구하면 된다.

짧은 어프로치를 실수해서 온그린 조차 시키지 못하면 객관적으로
"1타 플러스"이다.

그러니 멀거나 가깝거나 온그린만 시키면 1타를 버는 셈이다.

이같이 쇼트게임의 1타 차이를 없애려면 편한 마음으로 "저 넓은 그린"
에만 올리라는 것이다.

3퍼트나 4퍼트 같은 퍼팅실수도 앞의 설명과 그 맥락이 같다.

평균 스코어가 90대 후반이라면 붙인다는 개념이 훨씬 현명하다.

이번 주말에 이상의 두가지만 염두에 두어도 당신의 스코어는 크게
낮아질 수 있다.

골프는 기술이 같더라도 마음이나 전략에 따라 10타는 차이가 난다.

특히 90대 후반에서 초반으로, 90대 초반에서 80대 진입이 그러하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