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노사현장을 가다] (6) 영국 브리티시 에어로스페이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 둔스폴드 = 김희영 기자 ]
영국 런던시내에서 A3번 국도를 타고 남쪽으로 24마일을 달려가면 전통의
도시 길드포드를 만난다.
도심을 지나 시골길로 접어들어 8마일을 더가면 낮은 구릉지에 광활하게
펼쳐진 브리티시 에어로스페이스 둔스폴드공장이 나타난다.
둔스폴드공장은 길이2km의 활주로 3본을 포함, 모두 2백35평방km규모의
넓은 공장이다.
영국군의 주력 전투기 해리어를 조립 완성하는 이곳에는 조립중인 전투기에
여러명의 근로자들이 달라붙어 마치 공예품을 만지듯 세밀한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공장의 근로자수는 1천1백명가량.브리티시에어로스페이스의 영국내
7개공장 전체에는 5만명가량이 근무중이다.
공장내부에는 상당한 면적을 할애, 직업교육과 정보제공을 하는 미팅룸이
여러개 마련돼 있는 것이 눈길을 끈다.
둔스폴드 공장에는 현장근로자와 사무직을 대표하는 근로자 조직이 각기
구성돼 있다.
사용자와 협의를 할땐 공동참여한다.
노사간 협의내용은 임금인상을 비롯 고용기간과 조건, 근무실습, 교육
등에 대해 집중적인 논의를 한다.
이공장의 노사는 제도화된 대화통로를 마련해 두고 있다.
우선 브리티시에어로스페이스의 회장과 모든 중역진들은 1년에 2차례씩
노조간부들과 정례 회합을 갖는다.
여기에서 당면한 경영환경에 대해 종합토론을 벌이며 장기적인 전략계획
까지도 심도 있게 논의한다.
각공장별로 해오던 노사간 정례회의를 올해부터 회사전체로 확대한 것이다.
이공장의 노사관계자들은 한결같이 "노사 공동의 작업정신"을 강조한다.
한마디로 노사가 따로 없는 "노사불이"정신을 바탕으로 회사를 운영한다.
노사 협약내용중 성과급 지급내용이 눈에 띈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이제도는 연초에 목표로 설정한 이익을 초과했을 경우
이익의 3%를 근로자에게 돌려준다는 내용이다.
특히 이익분을 현금으로 지급하지 않고 근로자개인의 세금에서 이익분을
감면해 주고있다.
물론 영국정부의 승인아래 이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노조스스로 자기 회사에 일감을 더주도록 정부청사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한다.
회사의 성장이 근로자의 이익으로 직결된다는 인식에서다.
노사간 힘의 대결이 주류를 이룬 과거 영국 노사현실에서 둔스폴드 공장이
변신하는데는 한차례 위기가 있었다.
지난77년 국영기업에서 민영화된 브리티시에어로스페이스는 군용항공기에서
상용으로 수요처가 바뀌면서 주문이 감소하는 큰 어려움을 겪었다.
93년이후 6개공장이 문을 닫았다.
10만명이던 근로자 수가 절반수준인5만명으로 줄었다.
공장폐쇄 1년전부터 평화적인 시위도 빈발했다.
공장터에다 쇼핑터를 지어 계속 고용을 보장할 것을 노조가 제의하는 등
생존권을 위한 결사적인 몸부림이 이어졌다.
그러나 노조의 이같은 노력은 수포로 돌아간채 10%가량의 근로자들만
회사내 다른 공장으로 전직했으며 나머지는 퇴직을 했다.
퇴직자에게 평균보다 3배가 많은 퇴직금이 주어졌다.
감축의 불가피성을 인식한 50대 고령 근로자들의 자발적 퇴직이 주류를
이뤘다.
심한 몸살을 앓은뒤 노사는 협조관계로 돌아섰다.
노사관계자들은 이 시기를 전환기로 표현한다.
이전에는 노사간 의견충돌로 의사결정이 지연되기 일쑤였다.
그러나 고용불안을 경험한 이후 노조는 생산적인 노사관계에 앞장서기
시작했다.
노조는 우선 임금인상 요구를 자제했다.
지난해 3%의 임금인상안에 노사가 합의하고 유효기간도 2년으로 정했다.
또 회사의 탄력적 경영을 위해 유연근로와 탄력근로제 도입에도 노사가
합의했다.
유연근로는 회사사정에 따라 근로자가 다른 공장으로 옮겨 근무할 수 있는
제도로 노조가 회사의 발전을 생각하지 않고선 수용하기 힘든 내용이다.
탄력근로는 공장내 전기기술자가 직업교육을 거친뒤 전혀 다른 디자인
업무를 할수도 있음을 명시한 것이다.
80년대 까지만 해도 노조가 수용할수 없는 새로운 노사협약을 체결한
것이다.
시간제근로자조합 의장인 커크햄씨는 "경영실적의 제고가 노사의 최대
현안이 되고있다"며 "노조도 현실을 수용하고 대안을 찾는것이 일자리
보장의 관건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다.
회사측은 인적투자계획을 별도로 마련하고 있다.
근로자의 자질을 높이기 위한 투자계획을 세우는가 하면 근로자 건강관리
프로그램도 강화해 근로자들로 부터 호응을 받고 있다.
둔스폴드 공장의 행정담당 책임자인 아네트 윌리엄스씨(여)는 "노사가
공동운명체라는 인식은 이제 확고해졌다.
남은 과제는 노사모두 어떻게 발전해 나가는가의 해법을 찾는것"이라고
말한다.
커크햄 의장은 "현안이 발생했을때 노사간 정보교류가 늦어 노조입장에서
보면 미진한 부분도 있지만 회사의 생존앞에서는 아주 작은 문제에 불과
하다"고 밝힌다.
세계군수산업의 심각한 불황을 체험한 브리티시에어로스페이스 둔스폴드
공장은 노사의 자성을 계기로 재성장의 도약대를 마련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1일자).
영국 런던시내에서 A3번 국도를 타고 남쪽으로 24마일을 달려가면 전통의
도시 길드포드를 만난다.
도심을 지나 시골길로 접어들어 8마일을 더가면 낮은 구릉지에 광활하게
펼쳐진 브리티시 에어로스페이스 둔스폴드공장이 나타난다.
둔스폴드공장은 길이2km의 활주로 3본을 포함, 모두 2백35평방km규모의
넓은 공장이다.
영국군의 주력 전투기 해리어를 조립 완성하는 이곳에는 조립중인 전투기에
여러명의 근로자들이 달라붙어 마치 공예품을 만지듯 세밀한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공장의 근로자수는 1천1백명가량.브리티시에어로스페이스의 영국내
7개공장 전체에는 5만명가량이 근무중이다.
공장내부에는 상당한 면적을 할애, 직업교육과 정보제공을 하는 미팅룸이
여러개 마련돼 있는 것이 눈길을 끈다.
둔스폴드 공장에는 현장근로자와 사무직을 대표하는 근로자 조직이 각기
구성돼 있다.
사용자와 협의를 할땐 공동참여한다.
노사간 협의내용은 임금인상을 비롯 고용기간과 조건, 근무실습, 교육
등에 대해 집중적인 논의를 한다.
이공장의 노사는 제도화된 대화통로를 마련해 두고 있다.
우선 브리티시에어로스페이스의 회장과 모든 중역진들은 1년에 2차례씩
노조간부들과 정례 회합을 갖는다.
여기에서 당면한 경영환경에 대해 종합토론을 벌이며 장기적인 전략계획
까지도 심도 있게 논의한다.
각공장별로 해오던 노사간 정례회의를 올해부터 회사전체로 확대한 것이다.
이공장의 노사관계자들은 한결같이 "노사 공동의 작업정신"을 강조한다.
한마디로 노사가 따로 없는 "노사불이"정신을 바탕으로 회사를 운영한다.
노사 협약내용중 성과급 지급내용이 눈에 띈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이제도는 연초에 목표로 설정한 이익을 초과했을 경우
이익의 3%를 근로자에게 돌려준다는 내용이다.
특히 이익분을 현금으로 지급하지 않고 근로자개인의 세금에서 이익분을
감면해 주고있다.
물론 영국정부의 승인아래 이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노조스스로 자기 회사에 일감을 더주도록 정부청사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한다.
회사의 성장이 근로자의 이익으로 직결된다는 인식에서다.
노사간 힘의 대결이 주류를 이룬 과거 영국 노사현실에서 둔스폴드 공장이
변신하는데는 한차례 위기가 있었다.
지난77년 국영기업에서 민영화된 브리티시에어로스페이스는 군용항공기에서
상용으로 수요처가 바뀌면서 주문이 감소하는 큰 어려움을 겪었다.
93년이후 6개공장이 문을 닫았다.
10만명이던 근로자 수가 절반수준인5만명으로 줄었다.
공장폐쇄 1년전부터 평화적인 시위도 빈발했다.
공장터에다 쇼핑터를 지어 계속 고용을 보장할 것을 노조가 제의하는 등
생존권을 위한 결사적인 몸부림이 이어졌다.
그러나 노조의 이같은 노력은 수포로 돌아간채 10%가량의 근로자들만
회사내 다른 공장으로 전직했으며 나머지는 퇴직을 했다.
퇴직자에게 평균보다 3배가 많은 퇴직금이 주어졌다.
감축의 불가피성을 인식한 50대 고령 근로자들의 자발적 퇴직이 주류를
이뤘다.
심한 몸살을 앓은뒤 노사는 협조관계로 돌아섰다.
노사관계자들은 이 시기를 전환기로 표현한다.
이전에는 노사간 의견충돌로 의사결정이 지연되기 일쑤였다.
그러나 고용불안을 경험한 이후 노조는 생산적인 노사관계에 앞장서기
시작했다.
노조는 우선 임금인상 요구를 자제했다.
지난해 3%의 임금인상안에 노사가 합의하고 유효기간도 2년으로 정했다.
또 회사의 탄력적 경영을 위해 유연근로와 탄력근로제 도입에도 노사가
합의했다.
유연근로는 회사사정에 따라 근로자가 다른 공장으로 옮겨 근무할 수 있는
제도로 노조가 회사의 발전을 생각하지 않고선 수용하기 힘든 내용이다.
탄력근로는 공장내 전기기술자가 직업교육을 거친뒤 전혀 다른 디자인
업무를 할수도 있음을 명시한 것이다.
80년대 까지만 해도 노조가 수용할수 없는 새로운 노사협약을 체결한
것이다.
시간제근로자조합 의장인 커크햄씨는 "경영실적의 제고가 노사의 최대
현안이 되고있다"며 "노조도 현실을 수용하고 대안을 찾는것이 일자리
보장의 관건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다.
회사측은 인적투자계획을 별도로 마련하고 있다.
근로자의 자질을 높이기 위한 투자계획을 세우는가 하면 근로자 건강관리
프로그램도 강화해 근로자들로 부터 호응을 받고 있다.
둔스폴드 공장의 행정담당 책임자인 아네트 윌리엄스씨(여)는 "노사가
공동운명체라는 인식은 이제 확고해졌다.
남은 과제는 노사모두 어떻게 발전해 나가는가의 해법을 찾는것"이라고
말한다.
커크햄 의장은 "현안이 발생했을때 노사간 정보교류가 늦어 노조입장에서
보면 미진한 부분도 있지만 회사의 생존앞에서는 아주 작은 문제에 불과
하다"고 밝힌다.
세계군수산업의 심각한 불황을 체험한 브리티시에어로스페이스 둔스폴드
공장은 노사의 자성을 계기로 재성장의 도약대를 마련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