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동통신의 서울지역 CDMA이동전화서비스가 계속 늦어지고 있다.

당초이달 15일부터 실시할 예정이던 CDMA서비스가 내달1일로, 또다시
12일로 연기됐다.

한국이통은 CDMA서비스를 연기한 것에 대해 CDMA전환용 주파수의
추가확보에 실패한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회사는 CDMA서비스를 위해서는 서울지역에서 현재 아날로그이동
전화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15MHz의 주파수중 5MHz를 CDMA용으로 전환해야
한다고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이같은 작업과정에서 아날로그이동전화의 통화품질이 급격히
떨어질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이처럼 현재도 통화품질이 별로 좋지않은데 또다시 통화품질이
떨어지게 되면 이동전화 수요가 큰 총선을 앞두고 60만명이 넘는
서울지역의 아날로그이동전화 사용자들이 상당한 불편을 겪을수 밖에 없어
이를 피하기 위해 CDMA실시를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주변에서는 한국이통의 설명과는 다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이통의 서울지역 CDMA서비스 연기는 정보통신부에 대한 불만표시와
CDMA서비스를 늦춰 통화품질을 조금이라고 높여보자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분석하고있다.

실제 한국이통은 CDMA전환용 주파수를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8월말부터
최근까지 신세기통신과 협상을 벌여왔다.

이과정에서 정통부가 매번 후발사업자보호를 내세워 이를 저지하자
서울지역의 서비스를 고의적으로 늦추었다는 지적이다.

이회사는 오는 4월1일 정통부가 계획하고 있는 CDMA개통행사를 의식,
서비스실시시기를 이보다 늦은 12일로 늦춘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국이통은 또 CDMA서비스를 앞두고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시스템 및 단말기의 수준을 감안할때 10일정도 시간을 벌어 서비스
질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을 얻을수 있다고 계산한것으로 보인다.

한국이통은 이같은 지적에 대해 정통부를 의식한 때문인지 그렇지않다며
애써 부정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이통은 신세기로부터 CDMA전환용 주파수를 빌리지도 못하고
일방적으로 신세기에 아날로그망을 사용토록 허용(로밍)한것에 대해 허탈해
하는 분위기다.

특히 오는 4월1일부터 서울에서 CDMA서비스를 하는 신세기통신이
신규가입자의 3분의 1을 확보할때까지는 한국이통이 CDMA신규가입자
유치를 자제하겠다는 약속을 한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반응이다.

결국 얻은 것은 하나도 없고 잃은 것만 가득하다는 불만이다.

한국이통은 이와함께 앞으로도 후발사업자 보호라는 명목으로 매번
신세기에유리한 정책이 나오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는 모습이다.

<김도경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