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제원당기구(ISO)예상과는 달리 연초부터 국제원당시세가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지난해 10월 뉴욕선물중개소에서 한때 파운드당 10.5센트까지 하락했던
원당선물시세는 금년들어 13센트까지 급등했으며 현재도 12센트 이상의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앞으로의 가격 전망도 다소 불투명할 수 밖에 없다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이같은 근거로 첫째 아시아지역의 만성적인 공급부족현상을 꼽을 수 있다.

세계 설탕수요의 약 37%를 점하고 있는 아시아지역은 인구증가율이 높고
경제성장 속도가 빨라 수요증가율이 공급증가율을 훨씬 초과하고 있다.

이 지역 국가들의 수입수요 및 향후의 잠재수요를 겨냥한 시장심리로 인해
가격상승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의 원당수입국인 중국이 올해 수요 예상치 2백30만t의
극히 일부인 30만t 밖에 구매하지 않은 상태여서 올 2.4분기 중에는 대량의
구매수요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확산되어 있다.

둘째 세계 최대의 원당생산국인 인도가 올해 기록적인 1천 7백만t의 원당을
생산, 이중 약 3백만t을 수출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로 75만t 만을
수출하겠다는 정부발표로 인해 결과적으로 국제원당시세를 한단계 상승
시키는 계기만을 제공했다.

이는 향후 생산량 감소에 대비,잉여량의 대부분을 재고로 비축하겠다는
인도 정부의 의도인 것으로 풀이된다.

세째 세계 두번째 원당생산국이자 최대 수출국인 브라질의 경우 얼마전
발표된 공업용 알코올 가격 인상에 자극받은 사탕수수 생산자들이 상당량을
원당보다는 알코올 생산용으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생산량과
수출량이 지난해 수준을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마지막으로 EU(유럽연합)의 생산량 감소에 대한 우려를 꼽을 수 있다.

파종기중 기후조건이 나빴던 EU의 올해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약 1백만t
정도 감소한 1천6백만t 수준에 불과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이처럼 올 세계원당 수급상황은 전반적인 생산량의 증가에도 불구,
잉여량의 대부분이 비축재고나 설탕외의 다른 용도로 전환됨으로써 원당
수입국들은 지난해와 같은 공급부족 현상에 직면할 가능성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이나 러시아와 같은 대량 수입국들의 수입이 조만간 잇따를
것이 확실시 되고 있어 향후 원당가격은 다시 큰 폭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이강복 < 제일제당 원업팀장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