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 <한인디자인 대표>

"사무실이나 매장뿐 아니라 주택에도 인테리어 디자인의 중요성이
날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주택의 개념이 소유에서 주거공간으로 바뀜에 따라 내부를 보다
아름답고 효율적으로 이용하려는 경향이 높아지는 까닭입니다"

일찍이 일상생활과 밀접한 실내디자인을 추구해온 (주)한인디자인
김철대표(47)는 이러한 분위기가 우리사회의 성숙을 반증하는 징표라며
반가워 했다.

"대한주택공사의 의뢰를 받아 "아파트 인테리어 디자인 가이드"를
제작중입니다.

아파트공간 인테리어 디자인을 위한 일종의 매뉴얼이죠.

핑크 베이지 블루 그린 화이트그레이등 5가지를 기본색으로 설정, 아파트
내부를 디자인한 사진과 도면을 담고 있습니다"

인테리어 디자인에서 김대표가 중시하는 것은 두가지.

하나는 큰것과 작은것을 함께 볼수 있는 시각이고 다른 하나는 기본을
중시하는 자세다.

"생활공간 인테리어의 경우 이러한 원칙에다 좁은 공간을 보다넓게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다용도로 쓸수 있는 수납장, 접을수 있는 침대나 의자, 작업대로
사용가능한 식탁 등은 약간의 비용이 들더라도 활용해 볼만합니다.

또 신발장 벽면에 부착한 거울등은 공간을 훨씬 넓게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71년 홍익대건축학과를 졸업한 뒤 건축설계사무소에서 일하면서
KBS여의도스튜디오와 현재의 삼성그룹 본사 건축에 참여한 것이 그가
인테리어 디자인 분야에 뛰어든 계기가 됐다.

이때 인테리어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공부가 필요할 것같아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 실내디자인과에 입학,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변신했다고.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활동하면서 느끼는 애로의 한가지는 제도미비
입니다.

건축사처럼 정부에서 일종의 자격증을 부여했으면 합니다.

건축과 마찬가지로 설계와 시공이 분리되고 있는데도 설계에 로열티
개념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라이선스 제도가 정착된다면 설계보수 요율이 정해져 인테리어부문
전반이 보다 빨리 발전할 것입니다"

89년 인테리어디자인너협회상을 수상한 김대표는 외무부장관 공관,
포항 쇼핑센터, 서울 현대백화점, 국방부 장군식당, 쁘렝땅백화점,
주공 모델하우스의 인테리어디자인을 담당했다.

< 김수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