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건설협회 회장선거를 앞두고 최원석동아건설회장이 건설협회 회장후보
로 추대된 상황에서 중소건설업체들이 또다시 독자적으로 후보를 내세우기로
해 파문이 일고 있다.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부분 중견건설업체들로 구성된 건설협회 시도
회장 12명은 지난 20일 제주도 그랜드호텔에서 모임을 갖고 부산시회장인
김성철국제종합토건(95년도급순위 72위)회장을 차기 건협회장후보로 추대
키로 했다.

이같은 결정은 중소업체들을 대표해 지난1월 후보로 나섰던 황인수성일건설
회장(서울시회장)이 뚜렷한 이유없이 중도하차한 것에 대한 반발의 성격이
짙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중소업체들의 차기회장 요구조건("서울지역 대형업체 오너")대로
최원석회장이 후보로 추대됐는데도 중소업체가 자체후보를 재추대한 것은
그동안 협회가 대형업체 위주로 운영돼 온 것에 대해 누적된 불만이 폭발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날 제주도 시도회장회의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협회가 그동안 대형
업체 중심으로 운영돼 각종 대정부 정책건의에서 중소업체가 소외돼 왔다"며
"이를 개선키 위해 중소업체에서 별도로 회장후보를 추대키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대해 대형업체의 한 관계자는 "차기회장은 서울지역업체에서 추대한다
는게 양측의 잠정 합의사항"이라며 "김회장의 후보추대로 업계가 양분될
위기에 놓였다"고 우려했다.

양측의 입장이 이처럼 팽팡한 상황이어서 오는 28일로 예정된 건설협회
총회때까지 호부단일화가 이뤄질지 관심이 쏠려지고 있다.

한편 제주도 시도회장단 모임에서 자신의 중도사퇴와 관련, "최회장의
추대로 회장후보의 단일화를 위해서"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 김철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