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 3월19일 증권시장 부양책을 내놓았다.

오는 4월1일부터 증권거래세율을 현행0.45%에서 0.30%로 0.15%P 낮춘
것이다.

이에 따른 세수감소는 2천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밖에 증권유통 금융도 허용했다.

종합주가지수가 94년 11월 1,145포인트의 정점에서 1년6개월사이에
850포인트로 하락한 것은 심각한 침체이기 때문이었다.

대다수의 증시관계자들과 투자자들은 현행의 증시를 살리기에는 너무
미흡하다고 실망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조치로 투자자들의 수익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겠지만 그동안 위축됐던 투자심리를 회복시키는데 어느정도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되는 것은 분명하다.

정부측으로서는 동원할 수 있는 정책수단과 영향력이 과거와 같지 않은
상황에서 감세조처는 나름대로 적극적으로 대응한 것이라 할 것이다.

4.11총선을 20여일 앞둔시점에서 증시가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니
집권여당은 초조할 것이고 이에 정부가 밀릴 수밖에 없었다고 볼수도 있다.

그러나 더 이상의 증시부양책이 있어서는 안되겠다.

사실 이번의 증시부양책도 쓰지 말았어야 하는 것이다.

올해 개설될 주가지수선물시장의 기능을 감안할 때 더욱 그러한 것이다.

현재의 증시 침체는 경제및 경제외적, 또한 단.중.장기적 요인등에 의해서
발생된 것이므로 거래세인하등과 같은 자금의 가용성이나 거래이익을 약간
증대시켜주는 것과 같은 인위적인 단순부양책으로는 해결할수 없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자본주의 경제의 상징적기관의 하나인 증권시장이야말로 시장의 자율기능에
내맡기는 것이 최선의 처방이다.

세계금융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미국이 이 자본시장의 자율화에 가장 충실
하다.

증권거래소나 감독기관인 증권감독위원회는 시장기능이 제대로 발휘되도록
거래소의 원활한 운영, 내부자거래, 주가조작등 불공정 불법거래의 발본색원
에 역점을 두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재정경제원 증권당국자가 증시부양책을 직접 내놓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것이다.

자본시장을 오늘처럼 육성시키는데 정부의 기여가 컸지만, 반면에 지금처럼
자본시장의 질서와 문화를 왜곡하고 낙후시킨데도 정부의 책임이 적지 않다.

정부는 증시의 자생력을 키우는 일에 심혈을 쏟을 것과, 근본적으로 경제를
좋게 만드는 일에 충실히 접근할 것을 바라마지 않는다.

김창규 <대전시 대덕구 와동>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