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모은 재산을 가족들에게 제대로 물려주고 싶은 게 대부분 가장의
마음이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찾아온 질병이나 사고로 가장이 죽게 되면 상속비용
이라는 법적인 문제에 부닥치게 된다.

그래서 상속세에 관한 재원을 미리 준비해놓는 게 현명한 방법이다.

그렇지 않으면 가장의 급작스런 죽음에 따른 충격과 함께 과중한 상속세
부담 때문에 각고 끝에 마련한 재산을 어이없이 처분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처럼 사망과 함께 일어나는 상속비용 충당에 대비할 수 있는 재테크
방법의 하나로 "보장성 보험"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한의사를 하는 송현명씨(45).

그는 15억원 짜리 병원건물과 2억원짜리 아파트 한 채, 또 5,000만원의
예금을 갖고 있는 누가뭐래도 "좀 잘사는" 중산층이다.

송씨가 결혼 20주년을 맞는 날.

단란한 저녁식사 시간이었다.

"이 정도 재산이면 만일의 사고가 나더라도 병원건물의 임대수입으로
우리 가족생활에 아무런 지장이 없을거야"

송씨는 부인과 아들(20) 딸(17)을 뿌듯하게 둘러봤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문제가 송씨 생각대로 그렇게 간단한 건 아니다.

현행 상속세법상 송씨가 지금 사망할 경우 유족은 2억7,540만원 가량의
상속세를 물게 된다.

현재 예금 5,000만원으로는 상속세를 내기에 턱없이 모자란다.

일단 병원을 팔아 상속세의 재원을 마련하는 게 가장 손쉬운 방법이긴
하다.

그러면 안정적인 임대수입으로 남아있는 유족들이 생활하려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간다.

이런 경우를 대비할 수 있는 게 생명보험이라고 보험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잘만하면 소유재산에 털끝하나 건드리지 않고 거액의 상속세를 해결할수
있는 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얘기다.

흔히 보험금이 상속재산에 포함되니까 오히려 상속세 과표만 올라가는 게
아니냐는 걱정도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전혀 상속세를 더 내지 않고 또 증여세도 물지 않는 방법이
있다면 당연히 그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구체적인 설계그림을 그려보자.

예컨대 보험료를 내는 보험계약자와 보험금을 타는 보험수익자를 동일인
으로 하면 이 때 주는 보험금은 현행 세법상 "일시소득"으로 간주된다.

다시말해 보험료를 자녀 명의로 냈기 때문에 이에따른 보험금도 자녀의
소득이지 상속재산은 아니라는 것이다.

단 보험료를 내는 계약자가 미성년자(만20세미만)일 경우 증여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5년합산 보험료가 1,500만원을 넘지 않으면 (월25만원
이내) 세법상 면세범위에 속해 증여세 과세대상에서 제외된다.

물론 소득이 없는 성년인 자녀가 보험계약자이면 5년합산 보험료가 3,000
만원이내(미성년의 2배)이면 마찬가지 효과를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송현명씨가 보장성보험에 가입하면서 피보험자가 되고
아들(20)을 계약자이자 수익자로 한 종신보험(주계약 2억원)과, 딸(17)을
계약자이자 수익자로 한 종신보험(주계약 1억원)등 2건의 계약에 든다.

아들의 보험료는 월 50만원, 딸은 25만원이 된다.

여기서 종신보험이란 피보험자의 연령에 관계 없이 평생보험대상이 되는
상품을 말한다.

이같은 보험가입으로 송씨는 어떤 원인으로 사망하든 병원을 팔지 않아도
즉시 3억원의 상속세 재원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대부분의 보험이 재해로 인한 사망시에는 거액의 보험금이 지급되지만
질병에 따른 사망시에는 보험금이 적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 정구학기자 >

* 도움말 =이병찬 한국푸르덴셜 생명보험 세일즈매니저 (269-4766)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