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웅 <성균관대 교수>

오는 7월부터 종합금융회사와 투자금융회사의 업무영역이 통합되어
실제로는 종합금융화하게 된다.

투자금융회사는 70년대초에 사채양성화및 기업의 운영자금 조달
목적으로 출현했다.

그후 투금은 급성장했으나 80년대 후반이후 금융환경이 변하면서
입지가 좁아졌다.

이 때문에 91년에는 금융기관 합병전환법이 마련되었고 이에따라
일부 투금사가 은행과 증권사로 각기 전환했다.

이제 나머지 투금사도 대부분 종금으로 전환하되 규모가 작은 투금사는
투금으로 잔류하거나 상호신용금고로 전환할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투금과 종금을 통합함으로써 금융기관의 대형화를 유도하고
전문화를 촉진하려는 것이다.

종합금융의 업무영역이 일견 광범위하지만 앞으로 약25개의 종금사들이
경쟁을 벌이게 되면 결국 종금사들은 각기 비교우위를 갖는 일부 업무에
특화함으로써 경쟁력을 강화하지 않을수 없을 것이다.

또한 이런 과정에서 금융기관간의 합병및 대형화도 이루어질 것이다.

한편 지역금융기관에 속하는 상호신용금고 상호금융 마을금고 신용협동
조합 등은 금리자유화로 인해서 그동안 누려왔던 금리에서의 우위가
상실되는 반면 은행의 소매금융 강화로 서비스면에서도 열세에 처하게
되었다.

따라서 이들도 특성을 살리고 지역밀착 경영을 통해서 급변하는
금융환경에서 존립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이들 지역금융기관들은 규모가 영세하고 공신력이 취약하며
상대적으로 단순한 금융서비스등의 약점을 갖는다.

따라서 이들의 업무영역을 넓히고 중앙금고를 설치, 단위금융기관을
연결하고 결제기능 자금수급 불균형조정 지급준비자산 운영등 업무를
취급함으로써 개별 지역금융기관의 규모의 불경제를 보완해야 할것이다.

정책당국은 최근에 상호신용금고에 예금 대출 상업어음 일반매출
내국환업무 및 주변업무로서 보호예수등을 허용함으로써 업무영역을
확대하였다.

특히 지역금융기관은 우리 경제의 지방화및 중소기업지원 등을 위해서
역할 증대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어 이들기관의 활성화가
중요하다.

그밖의 제2금융권으로서 리스, 신기술금융창업투자, 할부금융들도
은행부문에서 충족되지 못하는 다양한 금융서비스 수요에 대응하여
수요지향적 시장지향적인 산업구조를 형성해 왔다.

제2금융권은 그동안 규제위주의 금융제도하에서 은행에 비하여 금리와
상품면에서 상대적인 경쟁력우위가 보장되었고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는 이점이 있어 영업기반이 급속하게 성장하였다.

그러나 근래에는 금융자율화의 진전과 타업계의 성장에 밀려 영업
조건상의 상대적 이점이 크게 상실되었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입에 따라 금융자율화
개방화가 더욱 급속하게 추진되고 금융시장의 경쟁과 혁신이 촉진될
것이다.

그런 가운데 제2금융권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문금융서비스
공급기능이 강화되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업무영역을 조정함으로써
은행과 보완관계를 이루며 금융제도 전반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그리고 금융서비스수요자의 편익이 제고되도록 규제와 관행이 개선되어야
한다.

또한 금융기관별로 규제체계가 세분화되어 있어 동일한 성격의 금융기관
간에도 차등적인 경쟁조건을 갖고 있으므로 이를 시정하여 경쟁의 형평성이
이루어져야 한다.

금리자유화 규제완화에 따라 금융제도의 안전성이 손상되지 않도록
감독기능의 강화도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금융국제화에 대비하여 경쟁력을 강화하고 제도적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