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말 선정될 PCS(개인휴대통신)사업자 선정과 관련, LG그룹측
사업주관회사인 LG정보통신의 정장호사장은 26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미 중소기업들을 대거 참여시키는 내용으로 컨소시엄 구성을 사실상
끝마쳤다"며 "강력한 라이벌인 현대.삼성 컨소시엄측에 선의의 경쟁을
벌일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일문일답 내용을 간추린다.

-LG측 컨소시엄(LG텔레콤)은 어떻게 구성되는가.

"참여업체 선정이 거의 완료됐다.

중견그룹과 중소기업들 중심으로 90개사 안팎이 참여하게 될 것이다.

일부 지분 조정만 남아 있다.

LG측 지분은 30%를 넘지 않을 것으로 본다"

-LG컨소시엄에 언론사도 참여할 것이라는 설이 있는데.

"이런 질문을 받을 때 정치인들은 어떻게 얘기하는지...PCS사업의
시너지효과를 계산할 때 언론사를 배제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컨소시엄 참여 희망사들과 이 문제를 논의했지만 (언론사를) 빼자는
얘기는 안나왔다.

오히려 (언론사가) 우선 순위에 들어가 있다.

언론사가 컨소시엄에 참여하더라도 그건 경영측면에서 판단할 일이지
공익사업자로서의 성격을 거론할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

언론사가 종교단체처럼 깨끗해야 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

-현대.삼성의 PCS제휴에 대해 "LG가 한방 맞은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있는데.

"사실 삼성이 현대측과의 제휴사실을 발표하기에 앞서 LG측에 제휴의사를
타진해 온 적이 있다.

그러나 우리쪽에서 거절했다.

LG와 삼성이 힘을 합치면 사업권을 따내는 건 확실하겠지만 부의 집중
등 공정거래상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현대.삼성 연합컨소시엄을 물리칠 자신이 있는가.

"물론이다.

우선 기술적인 측면에서 두팀보다는 한팀이 추진하는 게 보다 효과적이다.

중소기업들 쪽에서도 두개의 자이언트그룹에 끼는 것보다는 LG쪽에
참여하는 게 컨소시엄 지분확보나 국산화기술 개발참여 등에서 훨씬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또 PCS의 기초기술인 CDMA(부호분할 다중접속)장비의 상용서비스를
하고 있는 기업은 LG 밖에 없지 않은가"

-LG는 데이콤의 사실상 지배주주라는 얘기가 있다.

따라서 LG가 PCS사업에까지 참여하는 것은 "양다리 걸치기"가 아니냐는
비판이 있는데.

"분명히 밝히건대 LG는 데이콤에 대한 지배권이 없다.

LG가 올초 데이콤 지분을 대폭 매입한 것은 데이콤에 지분 참여하고
있는 7개 대기업그룹중 LG의 지분이 가장 적었기 때문이었다.

사실관계를 따져보더라도 동양 삼성 LG 등이 엇비슷한 지분을 갖고
있다.

데이콤 경영권을 장악하려면 이중 두개그룹이 제휴해야 하는데 그게
가능할 지 의문이다.

더구나 데이콤은 정부 지원이 없으면 제대로 운영되기 힘들 만큼 아직
취약한 기업이다.

이런 기업을 특정 민간기업이 장악해봤자 별 의미가 없다고 본다"

<이학영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