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들의 반란"

세계 최고의 골프투어인 미 PGA 투어에 신인 돌풍이 불고 있다.

올해 46개의 공식대회를 치르는 미 투어는 26일 현재 12개 대회가
끝난 상태.

그중 3개 대회에서 프로1~3년차 선수들이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그것도 최근 3주 연속이다.

주인공들은 혼다클래식 (3월7~10일) 챔피언 팀 헤론, 베이힐 초청경기
(14~17일)의 폴 고이도스, 프리포트 맥더모트 (21~24일)의 스코트 매커런
이다.

헤론은 지난해까지 나이키투어 (2군격)에서 뛰다가 올해 처음 레귤러
투어에 들어온 선수.

고이도스는 93년 데뷔한 프로 3년차이고, 매커런은 94년 입문한
프로 2년차의 신인들이다.

지난해 상금랭킹을 보면 매커런이 128위, 고이도스가 129위이다.

미 투어는 매년 성적에 따라 130명까지 다음해 투어진출권을 준다.

두 선수는 하마터면 올해 정규투어에 나올수 없었던 무명선수들이었다.

헤론은 물론 지난해 랭킹조차 없다.

신인돌풍을 몰고온 이 3인방은 최근 3주연속 우승을 휩쓴 사실외에도
3라운드의 리드를 4라운드에서도 유지, 우승을 이끌었다는 점도 특이하다.

우승경험이 없는 신인선수들은 미 투어같은 큰 대회에서 3라운드까지
선두에 있다가도 최종일에 역전당하는 상황이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제2의 존 데일리"로 불리는 헤론은 프로초년생답지 않게
4라운드 내내 선두를 유지한끝에 완벽우승을 차지했다.

그런 예는 83년 닉 프라이스이후 처음이다.

매카런도 24일의 최종라운드에서 베테랑 톰 왓슨에게 한번도 선두
진입을 허용치않고 우승을 이끌었다.

지난해 미 투어에서도 생애 첫승을 올린 선수들이 6명이나 있었다.

그러나 그들 나이분포는 24~47세였고, 프로경력도 2~20년으로 다양했다.

올해와 같이 3년차이하 선수들이 집중적으로 우승하지는 못했다.

올들어 두드러지고 있는 신인들의 활약상은 그만큼 선수들의 기량이
평준화되고 있음을 뜻한다.

미 투어 상금랭킹 최하위권 선수들과 세계정상급 선수들의 기량은
"종이 한장차이"라는 설명이 가능하고, 프로세계에 "영원한 강자는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이 세 선수들에게는 그러나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

이들은 우승후 한결같이 매스터즈 출전권을 획득한 것이 기쁘다고
말했지만 91년의 존 데일리처럼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을 해야 진정한
"세계적 스타"로 대접받을수 있기 때문이다.

3주 앞으로 다가온 매스터즈에서도 이들을 포함한 신인중 한 선수가
그린재킷을 걸친다면, 95년 골프사는 "진정한 신인돌풍의 해"로 기록
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