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대로변에 100평 내외의 땅을 갖고있다면 십중팔구는 상가개발을
먼저 생각하게 마련이다.

대학가라서 있는 고정수요층과 대로변이어서 용이한 접근성 때문이다.

그러나 주변상권의 업종, 점포시세, 실수요층 등 다양한 요인을 분석하면
의외의 결론이 나오는 경우가 왕왕있다.

상가를 지어도 실패하지는 않지만 이보다 더 나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부동산개발 방향이 있다는 얘기다.

대로변, 그것도 대학입구 대로변이면 상업시설을 지어야할 것이라는
통념이 구체적인 분석결과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유념케하는 대목이다.

중견건설업체 부사장으로 있는 이모씨는 대형건설업체인 D산업에 30년
가까이 근무한 경험과 소형택지개발 전문업체의 도움으로 상가적지에
다가구용 단독주택을 지어 성공한 케이스이다.

이씨는 서울 상도1동 숭실대 정문앞 대로변(일반주거지역)에 소유하고있던
1백1평의 대지를 어떻게 개발할까 고민하다 상가가로 결정, 설계와 건축
허가까지 마쳤다.

주변이 당구장 호프집 커피숍등 대학생들은 겨냥한 상업시설로 가득차있어
개발방향에 대해 누구하나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착공을 늦추고있던 이씨는 지난해초 우연히 알게된 소형택지개발 전문업체
한국예건의 조언으로 개발방향을 전면 재조정, 다가구주택으로 바꾸게된다.

재조정 이유는 개발이익이 당초 생각과는 달리 다가구주택이 훨씬 높다는
분석때문이었다.

또 교통과 구매생활여건이 좋아 다양한 전문직종의 종사자를 임대대상으로
할 경우 임대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했다.

지난해말 지하1층 지상3층에 16가구(6~16평)로 완공된 이 주택은 현재
14가구가 임대된 상태.

평당 임대가격이 350만원이 매겨져 2가구가 마저 임대될 경우 연면적
199.7평의 이 주택에서 나오는 총 임대보증금은 7억원이다.

그러나 상가를 지을 경우 1층은 평당 500만원의 임대료를 받을 수 있으나
지하층과 2~3층은 평당 200만원~250만원선으로 총 임대수입은 5억2,000만원
~6억원에 그쳤다.

이씨는 결국 공사비 4억원(평당 200만원)을 비롯한 모든 경비 4억
5,000만원을 제외하더라도 2억5,000만원의 임대소득을 남기게됐다.

이 주택은 법정주차 5대에다 미관지구여서 도로에서 3m 물러난 공간에
10대를 세울수있어 결국 1가구 1주차가 가능한점도 특징이다.

특히 언덕을 활용 지하주차장을 1층으로 만든 것도 특징이다.

또 전문직업인들의 생활환경을 보호키위해 건물정문과 각 가구 현관에
이중 인터폰장치로 외부인을 통제하고있고 소음방지를 위해 대로변쪽 창을
작게하고 벽체에 방음장치를 했다.

< 김철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