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오늘날 많은 기업과 기업인이 이 명제에 동의함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그들은 질서 안정성 응집성 일관성 평형등에 초점을 맞춘 과거의 모형을
이용해 복잡한 경쟁게임을 설명하려 든다"
자연과학에서 제기된 혼돈( Chaos )이론을 기업경영에 접목시킨
"카오스경영-혼돈시대의 조직관리"(랄프 D 스테이시저 한.언간)가
출간됐다.
이 책의 출발점은 20세기 중반까지 인간의 사유방식을 지배해온
뉴턴의 기계론적 우주관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
저자는 "현재의 자연및 사회현상이 더이상 과학적 합리적 지식만으로
설명되지는 않는다"며 "기업이 예측불가능한 미래의 조직환경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질서를 근간으로 한 전통적인 조직관리뿐 아니라 혼돈에 주목하는
새로운 관리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어느 위치에 있느냐에 따라 관찰이 상대적일수 있다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명제가 단계적.합리적 사고에 입각해 결정될수 없다는
고델의 "불확정성 원리", 입자의 속도와 위치를 동시에 측정할수 없다는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실성의 원리", 또 단순한 법칙도 감추어진 질서를
내재하는 혼돈적 행태를 보일수 있다는 로렌츠의 "혼돈이론" 등의
자연과학이론이 기업경영을 포괄하는 사회과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적용될수 있다는 설명이다.
경영컨설턴트이자 영허트포드셔대 교수인 저자는 그속에서 오늘날
관리자들이 직면하는 세계가 질서와 무질서가 꽈배기처럼 꼬여있음에도
지금까지의 조직관리는 무질서의 개념이 완전히 도외시된 채 질서의
관점에서만 이해돼왔다고 비판했다.
즉 정체되고 안정된 조직은 더이상 성공적인 조직이 아니며 카오스라
불리는 제한적 불안정성이 오히려 성공적인 조직으로 이끄는 요인이라는
주장이다.
"미래를 관리하기 위한 새로운 사고방식" "전통적 관리의 실패" "안정적
불안정성" "예측 불가능한 미래를 관리하기 위한 단계" 등의 총9장을 통해
성공적 조직은 안정적 평형상태에 있다는 기존의 사고가 왜 잘못됐는지와
혼돈(또는 제한적 불안정성)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왜 필요한지, 그리고
어떻게 조직을 그러한 방향으로 이끌수 있는지를 설명하고있다.
또 비전이나 공동의 문화에 집착하는 것이 조직발전에 왜 해로우며
이러한 집착에서 벗어나는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저자는 종국적으로 관리자가 올바른 조직철학을 알지못한다면 "응집력
있는 팀"이나 "공통의 문화"같은 구시대의 신화에 집착하지 말아야하며
대신에 경쟁과 갈등조성을 통해 새로운 관점을 창조해가야 할 것이라고
역설한다.
이 책은 각 기업이 창조적 인간및 조직관리를 모토로 혁신경영기법을
경쟁적으로 도입하는 시점에서 합리성이나 안정성을 바탕에 둔 지금까지의
조직관리 텍스트와 달리 불안정성에 기초한 조직관리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있다.
역자는 최창현 관동대교수.
< 김수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