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간 임금격차를 설명하는데는 크게 3가지 이론이 있다.

첫째 인적자본 이론이다.

이 이론은 남녀간 임금격차는 학력 경력 근속연수등과 같은 인적 특성의
차이에서 기인한다고 주장한다.

인적 특성의 차이가 생산성의 격차로 나타나고 이것이 임금차등으로 표출
된다는 논리다.

그러나 이 이론은 동일한 인적특성에도 불구하고 성별 임금격차가 존재하는
현실에 대해선 딱 떨어지는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둘째 성차별 이론이 있다.

남성 중심적인 사회에서 여성에 대한 편견이나 차별대우가 남녀간 임금
차별의 요인이라는 것.

이 이론은 인적자본론에서 얘기하는 남녀간 생산성 차이는 남녀간 임금
차별을 합리화시키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고 꼬집는다.

그러나 과연 기업은 능력있는 여성보다 능력없는 남성을 우대할 만큼
비합리적일까.

성차별 이론으론 이에대한 적절한 대답을 구하기 쉽지 않다.

마지막으로 분단노동시장 이론이라는 것이 있다.

성별로 직종이 분리되어 있어 여성은 원초적으로 저임금 직종에 근무할 수
밖에 없다는게 핵심이다.

고임금 직종의 경우 여성에 대해선 일종의 진입장벽이 있다고 보는 셈이다.

이 이론의 최대 약점은 "왜 남녀간 직종이 분리돼 있는가"를 설명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선 다시 인적자본이론이나 성차별이론이 필요하다.

물론 이외에 여성고용 비용이 남성보다 비싸다는 점도 남녀 임금격차의
무시 못할 요인이다.

유급 생리휴가나 출산휴가등으로 인해 여성고용의 기회비용이 상대적으로
큰게 사실이다.

그러나 실제로 남녀 임금격차는 위의 어떤 한 요인때문만이라고 하기
힘들다.

세가지 이론과 기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나는 문제라는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 이용만 LG연 책임연구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