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식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식품인지 약인지를 잘 구별할수 없을 정도로 건강식품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최근 쏟아지는 식품들을 보면 의식동원이란 말을 실감나게 한다.

실제로 제약회사들이 식품을 개발,식품업계에 뛰어드는가 하면 식품회사가
만든 제품들이 약국을 통해 판매되는 영역파괴현상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건강식품개발의 최근 흐름은 크게 세가지로 요약된다.

기존의 제품에 새로운 물질을 넣은 이른바 기능강화식품, 몸에 이롭지 못한
물질을 뺀 기피물질 제거식품, 한약재 천연과일등 신소재를 이용한 색다른
차원의 식품을 개발하는 추세다.

신물질을 넣어 기능을 강화한 식품들로는 우유 요구르트등 유제품이
대표적이다.

새로 나오는 우유치고 DHA(뇌세포성분)와 칼슘이 들어가지 않은 제품이
없을 정도이다.

DHA가 첨가된 제품은 주로 어린이들을 겨냥한 우유와 이유식이다.

서울우유의 "앙팡", 남양유업의 "아인슈타인", 매일유업의 "또또",
비락우유의 "에디슨"이 모두 어린이용 우유이면서 DHA때문에 머리가
좋아진다는 점을 강조한 제품들이다.

롯데우유는 제품명이 아예 "DHA"이다.

칼슘이 첨가된 제품으로는 빙그레의 "생큐칼슘알파"가 대표적인 경우이다.

남양유업이 이달 중순 DHA 칼슘 비타민C 비피더스 천연우롱차추출물등
기능물질(Effetive Component) 5가지요소를 모두 넣었다는 의미의 "E5"를
시장에 내놓아 기능강화우유의 극치를 보였다.

라면도 기능첨가의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농심은 배만 채우는 라면이 아니라 아스파라긴산 감초등 각종 첨가물을
넣은 숙취해소라면인 "속풀이해장면"을 곧 선보일 예정이다.

음료도 갖가지 물질을 첨가해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미원의 "에버틴"에는 비타민 토코페롤등이 첨가돼 있다.

현대약품의 "카로에프"와 일양약품의 "나폴레온철력"은 칼슘이 많이 첨가돼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진로종합유통이 이달 새로 선보인 "칼슘과 철분"은 첨가된 물질로 제품
이름을 붙였다.

양대 껌 제조업체인 롯데제과와 해태제과는 지난달 항균물질을 넣은
"제로"와 "닥터 크리닉"을 거의 동시에 내놓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몸에 이롭지 않은 물질을 뺀 소위 기피물질 제거식품의 잇단 개발도
건강식품의 주요한 흐름이다.

대표적인 기피물질로는 설탕 염분 지방 고칼로리등이 꼽힌다.

이 경향은 제과분야에서 두드러진다.

해태제과가 무설탕껌을 표방한 "덴티큐"를 내놓아 유명브랜드의 껌으로
올라섰다.

이런 추세에 영향을 받아 올해 선보인 신제품의 대부분이 기피물질 제거
또는 완화제품들이다.

동양제과의 "베이직" 비스킷, "닉스" 초콜릿은 모두 무설탕과 저칼로리를
강조하고 있다.

무설탕 오렌지주스들도 같은 맥락이다.

제일제당의 "저염도 스팸", 롯데햄우유의 "로스팜"이 염분함량을 기존
3.5%에서 2%로 각각 낮추었다.

오양수산 한성기업도 젓갈류에 포함된 염분을 15~20%에서 8% 안팎으로
줄였다.

저지방제품으로는 우유 참치 요구르트등이 있다.

서울우유의 "리듬"을 비롯 우유회사들은 자사제품 가운데 저지방제품들을
하나씩 갖고 있다.

동원산업의 "소프트참치", 사조산업의 "로하이참치"등도 저지방
저칼로리식품들이다.

최근 빙그레가 내놓은 "뉴면"은 무MSG를 제품의 포인트로 삼고 있다.

제일제당의 "비빔화이바"등 화이바면 시리즈는 "다이어트라면"이라는
신조어를 만들 정도로 칼로리를 낮춘 제품이다.

제일제당이 최근에 선보인 "뷰렙"은 아예 신체내 지방을 분해시킨다는
개념으로 개발됐다.

색다른 소재를 이용한 제품으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것도 최근 식품
회사들의 주요 전략이다.

신소재가 대부분 한약재등 전통식품이라는 것도 특징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비락식혜"이다.

비락은 중위권음료업체임에도 불구하고 식혜분야에서는 롯데칠성 해태음료
코카콜라등 음료 빅3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비슷한 사례로 지난해 웅진제약이 내놓은 "가을대추"를 꼽을수 있다.

이 제품 등장이후 롯데칠성등 음료빅3를 비롯 거의 모든 음료회사들이
대추음료를 내놓았거나 앞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제일제당의 "컨디션" "솔의 눈"도 새로운 소재를 이용한 건강기능제품의
사례이다.

이밖에 식품회사들은 최근 미싯가루음료를 다투어 내놓고 있으며 단팥죽
보리차 호박, 심지어는 도라지까지 새로운 건강식품의 소재로 등장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