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를 걱정하던 시대를 지나 우리나라도 이제 국민소득 1만달러시대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식품이 배고픔을 면한다는 소극적 개념에서 건강을 증진시킨다는
능동적인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

이러한 음식에 대한 태도변화는 광고기획사들이 주부 대학생 샐러리맨등
소비자전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라이프사이클 통계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대홍기획이 최근 작성한 "한국사람들" 조사결과를 보면 한국인들은 유난히
먹는 것에 관심이 많다.

응답자 10명중 6명이 "먹는데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고 대답할 정도이다.

또 음식선호 양태도 양보다는 질위주로 바뀌고 있다.

10명중 8명이 "음식을 먹을 때 영양가보다는 맛을 중요시한다"고 대답
했으며 2명중 1명은 "맛이 있다고 소문난 집을 찾아다니는 편"이라고 응답
했다.

찾아다니는 음식점이 "싸고 많이 주는 음식점"에서 이제는 "맛있고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점"으로 바뀌어가고 있는 셈이다.

건강중시 식생활패턴은 가정의 식단을 준비하는 주부들의 소비행태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나라 주부 10명중 7명은 "비싸더라도 무공해식품을 이용한다"고 대답
했다.

똑같은 질문으로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긍정적인 대답이
55%였다.

또 한국사람 10명중 6명은 "집에서 먹는 음식에 조미료를 넣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이는 일본의 85%보다는 낮은 비율이나 미국의 58%보다는 높은 수치다.

더구나 우리나라 주부들의 천연식품선호추세는 다른 어떤 식생활 변화속도
보다 빠르다.

지난 92년에는 무공해식품이용 응답자가 49%였으나 불과 3년이 지난 95년
에는 71%로 늘어났다.

조미료 비사용자도 92년의 44%에서 95년에는 60%로 증가했다.

무공해 식품이나 자연성을 선호하는 경향은 계층별로 볼때 다소간의 차이는
있으나 전체적으로 학력이 높은 주부일수록(대졸이상 77%, 중졸이하 64%),
장보는 횟수가 빈번하고 음식마련에 정성을 많이 들이는 주부일수록(매일
80%, 1주 1회이하 60%) 두드러지게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건강을 생각해 먹기를 삼가는 이른바 기피음식에 대한 조사도 흥미를 끌고
있다.

2명중 1명정도는 "건강을 위해 지방질이 많은 음식은 피한다"라든가 "설탕
이 많이 든 음식은 가급적 피한다" "카페인이 든 음료(커피 콜라등)를
가급적 삼간다"고 응답했다.

지방질 설탕 카페인기피현상은 남자보다 여자가 높으며 나이가 들수록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지방질 음식을 기피하는 소비자가 92년에는 47%였으나 95년에는
53%로 늘었다.

지방질 기피현상은 남자응답자의 경우 47%에 달한 반면 여자는 그보다
훨씬 높은 60%로 조사됐다.

또 같은 항목조사에서 미혼자는 43%였으나 기혼자는 61%로 나타나 중년층의
살빼기 고민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특히 대학생은 지방질 기피자가 응답자의 41%에 불과했으나 주부는 65%로
주부비만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이 조사는 대홍기획이 지난해 전국의 중학생이상 60세 미만의 남녀소비자
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