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 권승연씨가 21~30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선화랑 (734-0458)에서 개인전을 갖고 있다.

지난 67년 국전에서 특선을 차지해 일찍이 실력을 인정받아온 권씨는
69년 디자인포장센터주최 공모전에서 최우수 도자기 디자인상을 수상하는등
도자기부문에도 남다른 재능을 발휘해온 작가.

그뒤 74년 캐나다로 이주한 권씨는 현지화단에서도 독특한 작품세계를
과시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쳐 앨버타주정부와 캐나디안 로열 뱅크등 주요
기관및 기업 미술관등에 그의 작품이 소장돼 있다.

이번 귀국전에서 선보일 작품은 일상적인 시각과 지각의 한계를 넘어
자신의 은밀한 내면세계를 추상화된 조형언어로 표현한 "풍경" 연작
"말러의 교향곡" "어느날의 일기"등 30여점.

모두 몇가지의 색채이미지와 선 점 색반등 최소한의 조형적 요소만을 사용,
작가 자신의 사상과 철학 또는 감정을 솔직하게 나타낸 작품들이다.

구체적인 형체를 갖추지 않고 있지만 그의 작품에서는 서정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겨나오는 점이 특징.

여기서 서정적인 분위기의 실체는 실제의 풍경, 즉 자연경관에 대한 상념
이나 기억에 근거한것으로 고향에 대한 본능적인 그리움이 회화적으로
나타난 형태로 해석되고 있다.

미술평론가 신항섭씨는 "그의 작업은 단순한 감정표출이 아닌 미의식에
의해 엄격히 통제되는 사유의 산물"이라고 설명하고 "화면구조를 이루는
반복적인 이미지들이 보여주는 표정은 따스하고 서정적"이며 "시적인 운율과
함께 시각적인 리듬을 내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백창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