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S(간이형휴대전화시스템)가 일본의 이동전화시장에서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통화영역이 넓어지고 서비스 내용도 다양화되면서 초반부진을 빠르게
벗어나고 있는 것이다.

NTT퍼스널 DDI동경 아스날동경 등 지난해 7월부터 서비스를 개시한 PHS
사업자들은 올들어 기지국확충을 서두르는 한편 통화요금과 가입비용도
내리는 등 가입자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맞춰 싸고 다양한 기능을 갖춘 단말기들도 잇따라 등장하면서 PHS
수요를 더욱 부추기는 상황이다.

이에따라 PHS신규가입대수가 올들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올들어 2월말까지 40여만대의 신규가입으로 누계가입
대수가 드디어 1백만대를 넘어섰다.

3월에도 전국적으로 20여만대이상의 신규가입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올해 3개월동안의 PHS신규가입대수가 지난해 하반기 6개월간 가입대수와
맞먹는 셈이다.

PHS는 단말기의 크기가 기존 휴대전화단말 보다 훨씬 작고 이용요금도
저렴한게 우선 두드러진 특징이다.

또 가까운 거리에선 기지국을 통하지 않고서도 단말기간 통신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정중 하나다.

이같은 특징을 살려 각 PHS사업자들은 서비스개시 초기부터 기존 휴대전화
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막상 두껑이 열리자 여러가지 문제점이 노출되면서 PHS사업자들의
기대는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무엇보다 접속이 잘되지 않는데다 통화중에 자주 끊기는게 가장 큰 문제
였다.

도쿄의 한 민간조사기관이 작년말 전체유무선전화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상대방과 연결되지 않거나 통화중에 끊기는 사례가 있는지"를 물어본 결과
유선화이용자들은 응답은 10%, 기존휴대전화는 50%정도로 나왔다.

이에비해 PHS이용자들은 "그렇다"는 응답은 무려 90%에 달했다.

이런 문제로 PHS에 대한 이용자들의 신뢰가 땅에 떨어져 PHS신규가입대수가
서비스개시 2개월만에 내리막 길을 걷기도 했다.

PHS사업자들은 당초 작년연말까지 3백만대의 가입대수 확보를 장담했으나
실제 가입대수는 목표치의 5분의 1수준이 62여만대에 그쳤다.

이는 기지국과 중계국 등 기반시설을 충분히 갖춰 놓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서비스를 개시한데서 빚어진 결과였다.

PHS사업자들도 뒤늦게 이런 점을 깨닫고 지난해 연말부터 휴일과 밤낮을
가리지 않고 기지국 확충에 나섰다.

PHS사업자들은 기지국 확충으로 통신장애는 어느정도 해소됐으나 한번
실추된 이미지를 되살리려면 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지난달
초 요금인하를 단행했다.

이에따라 7천-7천2백엔이던 가입비가 6천엔으로 휴대전화가입비의 3분2
수준으로 떨어졌고 통화요금도 3분기준 평균 40엔으로 내렸다.

일부 사업자들은 이용시간과 거리별로 통화요금을 차등부과하면서 서비스
차별화에도 나서고 있다.

서비스사업자들의 이런 노력과 더불어 단말기 제조업체들의 가격인하와
신제품개발노력도 PHS의 재기에 한몫 거들고 있다.

최근 산요전기는 두께 19mm, 무게 90g짜가 초소형 PHS단말기를 개발했다.

또 미쓰비시전기 등 기존휴대전화기 생산업체들은 PHS수요증가에 대비해
PHS생산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혀 PHS단말가격의 인하경쟁도 불붙을 전망
이다.

가입대수 1천만대를 확보한 휴대전화가 PHS의 거센 도전을 어떻게 막아낼지
주목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