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총통선거가 지난 3월23일 치러진 바 이등휘씨가 목표로 했던
과반수의 득표로 승리했다.

중국은 군사적압력으로 이총통의 득표율저하를 겨냥했지만 오히려 이총통의
지지를 높이는 결과로 나타났다.

군사적 압력을 가해도 아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중국은
깨달았을 것이다.

이번의 선거결과를 계기로 중국과 대만은 조속히 수뇌회담을 열어 대만
문제의 평화적해결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총통선거는 현직의 이등휘총통외에 국민당 간부였던 임양항전사법원장과
진이안전감찰원장, 그리고 최대야당 민진당의 팽명민씨등 4명의 후보가
나섰다.

그런데 중국의 미사일발사훈련등 일련의 군사연습은 유권자의 반중감정을
일으켜 친중적인 임.진 양후보를 고전하게 했다.

한편 팽후보는 "통일은 멸망의 길"이라고 대만독립을 호소했지만 이총통
지지로 일원화되는 것이 낫다는 인식이 확산돼 민진당의 표 상당수가 이탈,
이총통지지로 돌아섰다.

이래서 이후보는 투표일이 다가 올수록 급속히 지지층이 넓혀져 갔다.

이번 대만선거는 국민이 처음으로 스스로 최고지도자를 직접 선거에 의해
선출한 역사적 의의를 갖고 있다.

유권자의 관심도 유례가 없이 높았다.

중국은 "3.23민주적 선거"의 결과를 수용해야 할 것이다.

이총통은 과반수의 득표에 의해 정권의 기반을 한층 강화시켰다.

앞으로 민의의 대표자로서 대중정책에서도 지도력을 발휘하기가 보다
용이해질 것이다.

승리에 자만하지 않고, 유권자가 무엇을 바라고 있는가를 파악, 수용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이총통의 당면 과제로는 경색된 대륙과의 관계 개선일 것이다.

중국을 공연히 자극하는 언동은 피해야 한다.

중국이 추구하고 있는 "3통"(통신.통항.통상의 직접적 개방)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

중국은 현실을 직시한 유연한 대만정책이 바람직하다.

대만이 경제적 정치적으로 크게 변화하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아무리 대만문제가 내정문제라고 하더라도 무력으로 상대를 위압하려는
방식은 인정받기 어렵다.

동아시아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서도 중국은 새총통과의 대화를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곧 바로 문제의 해결은 어려울지 모르지만 어쨌든 대화의 자세가 중요하다
할 것이다.

심기웅 < 춘성화성(주) 이사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