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의 출범과 함께 달라진게 하나 있다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자키"들의 등장일 것이다.

음악프로그램의 DJ (디스크자키) 외에 VJ (비디오자키), FJ (패션자키),
CJ (시네자키)와 같은 말들이 시청자들에게 더이상 낯설지 않게 됐다.

최근에는 문학프로그램의 진행을 담당하는 LJ (문학자키)가 새롭게 등장,
눈길을 모으고 있다.

교육전문채널 다솜방송 (채널26)의 "문학이 보인다" (매주 토요일 저녁
6시40분) 프로를 맡은 LJ 1호 박순화씨(24)가 그 주인공.

"딱딱하게 보이는 문학작품을 청소년은 물론 일반시청자들도 쉽고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게 문학자키의 할 일이지요.

예를 들어 현대시를 이야기할때 자주 쓰이는 "서정적 자아"니 "내재적
비평"이니 하는 문학용어들을 재미있고 쉽게 풀어서 시청자들에게 전달해
주는 일도 LJ의 몫입니다"

"문학이 보인다"는 12종 교과서에 수록된 주요작품들과 교과서 이외의
중요한 작품들을 엄선, 시.소설등 쟝르별로 분석해 고교생들의 사고능력을
배양해주는 프로그램.

박씨외에 현대성학원 국어강사인 박종갑씨와 휘경여고 3년생인 이윤주양이
대화형식으로 학생들의 궁금증을 함께 풀어나간다.

특히 박순화 이윤주씨가 함께 진행하는 "문학만들기"코너에서는 5분정도의
짧은 콩트를 통해 문학용어에 대한 자연스런 접근을 유도한다.

그가 LJ를 맡은 건 대학(건국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한 덕분이지만 그녀의
타고난 "끼"도 한몫했다.

박씨는 93년 SBS공채 1기 개그맨으로 데뷔, 현재 <코미디 펀치펀치>
<코미디 전망대> <웃으며 삽시다> 등에 출연하고 있다.

현재 중앙대 사회개발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있는 그녀는
앞으로 어린이집원장 복지관관장등 평생을 사회복지전문인으로 활동하고
싶다는 원대한 포부도 갖고 있다.

<김재창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