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큐빅디자인연구소 조성렬대표(60).

인테리어 디자인에 대한 개념조차 정립돼 있지 않던 60년대 중반에
이 분야에 뛰어든 1세대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그는 30년넘게 쌓아온 연륜과
경력을 통해 현시대를 대표하는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한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다.

"큐비즘을 통한 인간미 넘치는 조형세계"로 축약되는 그의 인테리어디자인
철학이 힘을 발휘하는 것도 이같은 연륜과 경력이 뒷받침되는 까닭이다.

"인간이 오랫동안 체험적으로 적응해온 생활공간은 자연환경입니다.

인간생활을 위한 공간디자인이 인간의 자연성에 적합한 생활공간 창조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이 당연하죠.

자연적인 소재가 많이 이용되는 최근의 인테리어 디자인은 이러한 경향을
반영한 것입니다"

과밀도시의 경직된 분위기를 벗고 인간의 자연성을 존중, 보다 인간다운
생활에 필요한 새로운 환경가치를 찾아가는 작업이 곧 인테리어 디자인의
영원한 과제라는 얘기다.

"인테리어 디자인은 선으로 시작됩니다.

선이 면을 이루고 면이 결합돼 입체, 즉 인간생활을 담는 박스(상자)를
구축하죠.

그 상자를 열린 공간으로 만들어 태양과 공기, 그리고 푸른 하늘, 녹색의
자연과 가까이 연결하려고 노력합니다"

조대표의 이같은 철학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작품이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TCA (TROA CHO ART CENTER)빌딩.

수직.수평선으로 이뤄지는 4각형태와 그 사이의 45도 사선, 그리고 반원과
원을 기본으로 한 TCA빌딩 공간구성이 모더니즘과 합리적 기능주의가 바탕에
깔린 독특한 큐비즘의 조형세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평이다.

자유곡선을 피한 가운데 기하학적으로 단순명쾌하게 구성한 공간과 자연
채광을 중심으로 간접조명을 채택, 전반적으로 아늑한 실내무드를 조성한
점이 돋보인다는 것.

"최근의 인테리어 디자인 경향은 인간중심의 공간구성으로 요약할수
있습니다.

금속이나 돌같이 딱딱한 것에서 직물(Fabric)이나 나무같은 보다 부드러운
소재들이 많이 이용되는 추세죠.

특히 패브릭은 부드러운 촉감이나 흡음성, 조명반사도 측면에서 이주
훌륭한 인테리어 소재입니다"

65년 홍익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조대표는 신세계백화점에서 실내건축을
전담하면서 인테리어 디자인 세계에 몸담은 이래 30년넘게 설계(디자인)만을
고집해왔다.

초대 한국인테리어디자이너협회장을 지냈고 한국건축가협회건축상을 4차례
수상했으며 88 서울올림픽 한국관 및 홍보관, 독립기념관 및 전쟁기념관
전시실, 파인힐 본점및 지점, 문화방송연수원, 설윤형패션 사옥등을 디자인
했다.

< 김수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