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두혁 < 연세의료원 홍보실장
전국병원 홍보협의회회장 >

병원이 환자에게 친절해야 하는 이유는 병원에서 제공되는 의료서비스의
내용이 일반적인 서비스업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다르다는데서 찾을수 있다.

우선 의료서비스는 그 내용이 전문적이고 일방적이다.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환자들은 자신의 소중한 생명과 건강에 대해 병원
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의 내용을 알수 없을 뿐만아니라 그 내용도 의사의
일방적 판단에 의해서만 결정된다는 점이다.

둘째 의료서비스는 환자의 요구에 의해 되물릴수 없는 불가역적인 서비스
라는 점이다.

셋째 의료서비스의 결과에는 항상성이 없다는 점이다.

같은 병명의 같은 증세를 가진 환자에게 같은 치료방법을 쓴다고 해서
그 결과가 같지는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의료서비스엔 뚜렷한 기준이 없는 내용이 많이 있다.

이처럼 병원에서 제공되는 의료서비스는 환자의 입장에서 볼때 그 내용을
알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일방적이고 그 결과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병원에
오게 되면 궁금한 것이 많아지고 또한 몹시 불안해지게 마련이다.

병원에서 친절운동은 가장 먼저 이같은 환자들의 불안과 궁금증을 덜어주고
환자에게 안위를 주는 "환자를 안심시키는 일"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환자들이 보다 쉽고 편하게 병원을 이용할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편의시설을 잘 갖추며 상냥하게 웃음으로 맞는 것 등은 그동안 권위주의로
흘러왔던 병원의 이미지를 씻는데 중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환자에게 그들이 앓고 있는 질환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고 병원이 제공할 의료서비스의 내용에 대해 이해시키는
일이다.

이와함께 환자들에게 병원이 계속해서 관심을 갖고 진료에 임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시켜 주는 것도 중요하다.

환자가 가지고 있는 신체적 정신적 고통에 진심으로 동참하고 이를 해결해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병원이라야 진정 친절한 병원이라고 할수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