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엔진의 피스톤과 크랭크축을 연결해 주는 커넥팅로드를 보다 효율적
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기계연구원 재료공정연구부 이정환박사(기계공학)팀은 지난 7년간
3억3,000만원의 연구비를 들여 분말단조에 의한 자동차용 커넥팅로드 제조
기술을 개발, 시제품생산에 성공했다.

이박사팀이 개발한 자동차용 커넥팅로드 제조기술의 핵심은 분말단조기술과
파단분할공법.

분말단조는 기존의 분말야금법으로 예비성형체를 제조한 뒤 이를 열간정밀
단조를 이용해 강도 높은 최종제품을 만드는 기법이다.

정밀도는 높지만 강도가 낮은 분말야금법과 강도는 높지만 정밀도가
떨어지는 열간단조의 장점만을 취합, 강도와 정밀도가 모두 높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가공기술이다.

분말단조는 최종제품의 형상대로 성형하기 때문에 원통형 금형에 쇳물을
부어 성형한 뒤 상하부에 구멍을 뚫는 종래의 열간단조제품에 비해 재료를
절약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기존 열간단조법을 이용해 무게 1kg 짜리 커넥팅로드를 만들 경우 2kg의
재료가 필요했으나 분말단조법은 1.05kg만으로 충분해 제조원가를 20%나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분말단조법으로 만들어진 커넥팅로드는 질량분포차이가 거의 없어
열간단조방식으로 생산된 제품보다 피로강도가 15%가량 좋으며 무게도
5~10%정도 가벼운데다 소음과 진동특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물론 주조과정에서 생기는 쇳가시를 원천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이같은 특성의 분말단조법을 한층 빛나게 하는 것이 최근 특허를 출원한
파단분할공법이다.

커넥팅로드는 크랭크축에 조립하기 위해 대단부의 중심을 가로방향으로
자른뒤 분리 결합해야 하는데 이 결합면의 정밀가공이 요구돼 복잡한 공정을
거쳐야 했다.

즉 종전에는 커텍팅로드 대단부를 일단 상하 방향의 타원으로 만든 뒤
중심을 다이아몬드커터등으로 절단 연삭해 진원으로 만드는 방식을 취했다.

그러나 파단분할공법을 쓰면 성형과정에서부터 대단부를 진원으로 만들 수
있다.

결합면의 정밀도를 높이기 위해 별도의 기계가공공정을 거쳐야할 필요가
없어 무려 10개의 공정을 건너 뛸 수 있다.

파단분할공법은 엿이 겨울철에 잘 부러지는 원리와 같이 절단할 부위에
저온의 액체질소를 통과시켜 얼린 뒤 깨뜨려 분리해 내는 방식을 취해 재료
손실이 없고 분리면의 결합력 또한 뛰어나기 때문이다.

이박사는 "이번에 개발된 기술로 생산된 커넥팅로드는 현대자동차에서의
특성평가가 끝나는대로 대량생산에 들어갈 것"이라며 "국내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데 적잖이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박사는 또 "분말단조에 의해 생산된 커넥팅로드의 공급량은 2000년께
전세계 커넥팅로드 공급량의 30~40%에 이르고 2020년께는 1백%에 육박할
것"이라며 "이 시장을 선점하는데 한몫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김재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