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김영규특파원] 폴란드 민주화운동의 본산지인 그다니스크 조선소가
매각위기에 놓였다.

영국의 파이넨셜타임즈지는 31일 폴란드 민영화부가 그다니스크 조선소의
정부지분 60%를 공개매각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이에앞서 그다니스크노조는1천3백명의 인원감축과 고정자산처분을 주요 내
용으로 하는 구조개혁안을 조합원투표로 통과시켰다.

그다니스크 조선소의 매각위기는 지난달 18일 주거래은행인 해드로이은행이
정부의 지급보증없이는 추가대출을 할 수 없다고 선언한뒤부터 불거져 나왔
다.

이후 폴란드정부와 이 조선소의 경영진들은 재정위기 극복방안을 논의해 왔
으나 민영화외에는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0년 공산정권붕괴를 붕괴를 촉발시켰던 솔리데리티(자유노조)운동으
로 유명한 그다니스크조선소는 지난해 8천8백만즐로티(3천5백만달러)의 적자
를 기록, 누적부채가 3억5천만즐로티(1억4천만달러)를 넘어섰다.

또 현재 7천3백명의 종업원에 수주선반수가 16척에 불과해 1억달러이상의
긴급자금지원이 없이는 파산지경에 이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편 레흐 바웬사 전폴란드 대통령은 2일 이 조선소의 전기공으로 다시 돌
아올 예정이어서 그다니스크조선소의 매각은 정치적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

바웬사는 전직대통령에 대한 정부의 연금지원이 거의 없어 조선소 월급으로
생활을 해야할 처지에 놓여 있다.

그러나 조선소가 민영화되고 재무구조개선을 위해 대규모 인원삭감을 시행
할 경우 전직 대통령의 일자리까지도 위협받을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