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통상관계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미무역대표부(USTR)가 2일 발표한국별무역장벽보고서(NTE)는 지난해
자동차문제로 홍역을 치렀던 한미통상관계가 올해도 평온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이는 올해 USTR가 작년과 달리 각 항목별 불만사항을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는 점에서다.

USTR는 수입정책 표준 정부조달 수출보조금 지적재산권 서비스장벽 투자
장벽 반경쟁관행 기타장벽등 9항목에 관해 한 항목도 빼놓지 않고 관심사항
을 나열했다.

이때문에 한국부문이 작년보다 2페이지 많은 16페이지로 늘어났다.

통상전문가들은 "USTR이 자국업계의 관심사항을 다시 한번 환기시켜 한국
정부관계자들이 피부로 느낄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불만사항을
나열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내용면에서 특징은 통신분야와 지적재산권분야에 대한 불만이 작년보다
강조됐다는 점이다.

예컨대 통신분야의 형식승인절차가 너무 까다롭고 영업비밀이 노출될수
있는 자료를 요구하는데다 실질적으로 국산품을 쓰도록 관련규정을 운영하고
있다는등 자국의 관심사항을 구체적으로 열거했다.

방송시장에 에 대한 접근제한문제가 이번 보고서에 정식으로 새로 포함
됐다는 점도 눈에 띤다.

자동차분야는 작년협상으로 개방폭이 확대됐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여전히 한국자동차시장개방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현재 진행중이거나 이달말에 있을 통신및 자동차 협상등이 간단치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들이다.

물론 이번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겨냥하고 있는 주 공격목표는 일본과
중국인 점이 거듭 확인됐다.

한국에 대해서는 자유화와 개방화과정의 긍정적인면이나 불만사항을 작년과
같은 수준의 강도로 표현, 양국통상관계를 그리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통산부도 보고서의 항목별포괄범위나 세부내용이 작년과 비교해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고 평가했다.

한영수통상협력심의관은 "미행정부가 11월 대선을 의식해 각국의 협정이행
사항과 개선사항을 상세히 적어 클린턴대통령의 성공적인 통상정책수행을
부각시키는데 주력했던 것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무역장벽보고서를 안이하게 평가했다가 정작 자동차협상에서 호된
시련을 겪었던게 작년의 일이다.

통상부처들은 미국의 입장을 정확히 파악해 경제에 충격을 주지 않으면서도
통상마찰이 불거지지 않도록 치밀하게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고광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