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시론] 세계화에 걸맞는 인사제도 .. 양동표 <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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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표 < 재미 공인회계사 >
우리나라 기업들도 현지인에 의한 현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그룹이 앞으로 해외현지 기업은 현지인 중심으로 운영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외국인 고용에 관한 관심도 높아졌다.
해외진출 기업의 현지인 고용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의 예만 보아도 이미 대부분 우리 기업들이 현지법인이나 지점에
미국인을 고용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발표는 사장을 비롯한 해외법인의 중역을 현지인으로 하겠다는
내용이었고 선경은 이미 미국인 사장을 현지법인에 고용한지 오래됐다.
우리기업의 세계화를 완성하고, 또 그에 따른 경쟁력의 제고를 위해서는
현지인에 의한 현지기업의 운영이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명제로 인식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이러한 국제 인사제도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입안하고 집행할
것인가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현지인에게 현지법인을 책임맡겼다고 해서 곧바로 세계화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에 진출한 일본기업을 살펴보면 타산지석이 될수 있을 것같다.
80년대 중반부터 미국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일본기업은 이미 89년에
50여만명의 미국인을 고용하고 있었고 93년에는 70만명, 그리고 2000년에
접어들면서 100만명이 넘는 미국근로자가 일본계 회사에서 일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용창출이라는 입장에서 볼때 일본기업은 미국에서 외국기업으로서는
가장 많은 고용기회를 미국인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0여년간 이미 이와같은 대규모 고용경험을 가진 일본기업의 국제
인사제도에 관해 수많은 사람들이 연구분석하고 그 결과를 발표하였다.
그 가운데서 특히 다음과 같은 내용은 우리기업에게도 흥미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최고경영자의 경영스타일이 일본인의 경우 대부분 전제군주식이고
미국인의 경우는 프로페셔날(전문인) 스타일이라는 것이다.
아이로니킬한 것은 전제적인 일본인 사장이 오히려 만인의 동의를 얻어
업무를 진행하려하기 때문에 의사결정에 시간이 걸리고 형식적인 동의를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품의서에 도장을 찍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현지법인이 당면하는 가장 심각한 문제가 바로 이러한 일본식 최고
경영자라는 것이다.
미국인을 최고 경영자로 고용하는 경우도 있으나 일본기업의 75%는 본사의
일본인은 현지사정으로 내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48%의 유럽계 회사와 31%의 미국계 회사가 해외현지사장을 본사에서
파견하는 것에 비해 크게 대조적이다.
특히 중간 경영층의 경우 유럽계회사는 82% 미국계 다국적 기업은 88%를
현지인을 고용하는데에 반해 일본계 기업은 48%만을 현지고용하고 나머지는
본사에서 파견한다.
유럽과 미국의 다국적기업에 비해 일본기업이 훨씬 자국인 중심적이라는
이야기이다.
미국인이 최고책임을 맡거나 중간책임을 맡고 있는 경우에도 일본인
과부장들이 본사와 늘 비공식인 의사소통을 가짐으로서 현지인을 소외시키는
경우가 허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섀도 매니저"라고 표현하는데 정작 내각이 아닌 실력자들이 구성한
"섀도 캐비닛"이 내각보다 더 많은 실권을 행사하는 상황과 비슷하다고 해서
나온 표현이다.
이 경우 현지법인의 모든 실제적 의사결정은 shadow manager들이 본사와
협의를 거쳐 결정짓게 되는 것이다.
마쓰시타전기가 MCA 영화사를 인수, 현지인에게 경영을 맡겼으나 사사건건
본사에서 관여함으로써 의사결정이 불가능했고 결국은 회사의 운영이 심하게
어려워져 마쓰시바는 영화사를 포기하고 말았다.
반대로 컬럼비아영화사를 인수한 소니는 현지인에게 완전히 자유방임식으로
맡겨놓아 미국경영인들이 인건비외 제작비등 각종 경비를 지나치게 방만하게
집행해 회사의 경영이 몹시 어려워졌고 결국 소니도 이 영화사를 포기하게
됐다.
일본식 평생직장 개념이 미국에서도 크게 화제가 됐었는데 제조업체에서는
이러한 일본식 제도가 곧바로 수용되고 경쟁력 제고에도 크게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미국에서 제조활동을 벌이는 일본기업은 자기나라식의 인사제도를
그대로 도입해 장기적인 안목으로 OJCT (on-the-job training)를 시키고
종업원들에게 회사에 대한 충성심을 불어넣을수 있었다.
그러나 반대로 서비스업체의 일본계 회사는 일본식 인사제도로 큰 낭패를
보았다.
은행이나 증권사 무역상사등 서비스 업체는 우선 미국 현지 서비스업계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으므로 현지인에게 크게 의존할수 밖에 없는데 이들
현지인들이 생산직 근로자와는 달리 대부분 전문인들이거나 전문지식을 갖춘
근로자들이어서 일본회사에 대한 충성심이 좀처럼 길러지지 않고 또 오래
근무하지 않고 쉽게 직장을 옮기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일본기업을 크게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이러한 전문인을 상대로 일본식 인사제도를 사용할수 없어 이들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줄을 모르기 때문에 본사는 현지인사에 무관심할 수밖에
없었고 따라서 인사관리의 어려움은 더욱 가증되었다.
국제인사제도와 관련해 일본계 기업과 미국계 기업의 또 다른 특징은
문제분야가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
해외근무와 관련해 가장 어려운 문제로 미국기업은 해외근무후 본사복귀가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는데 일본기업은 해외근무 자질이 있는 본사직원이
부족함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보고 있다.
일본기업의 경우 본사복귀는 전혀 어려운 문제가 아닌 것으로 보고되었다.
현지인을 대폭 기용하는 미국기업에게 자질있는 본사직원의 부족은 큰
문제가 아니고 매사를 본사중심으로 풀어나가는 일본기업에게 해외근무후
본사복귀는 별문제가 아닌 것이다.
현지인 채용과 관련해서 미국기업은 능력있는 현지인을 채용하기 어렵다는
것과 본사직원과 현지직원간의 알력을 어려움으로 지적했는데 일본기업은
능력있는 현지인을 채용하기 어렵고 채용해도 대부분 오래지않아 회사를
떠나버리는 것이 가장 어려운 문제라고 말하고 있다.
일본기업이 미국에서 경험한 것은 우리나라 기업들도 고스란히 경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현지화는 현지인의 고용으로부터 시작된다고 말할수 있겠는데
현지인 고용을 둘러싼 국제인사제도에 관해서 일본기업의 경험을 타산지석
으로 삼는 것이 어떠할까 생각해본다.
본지사를 막론하고 세계화에 걸맞는 인사제도를 갖추어야만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4일자).
우리나라 기업들도 현지인에 의한 현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그룹이 앞으로 해외현지 기업은 현지인 중심으로 운영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외국인 고용에 관한 관심도 높아졌다.
해외진출 기업의 현지인 고용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의 예만 보아도 이미 대부분 우리 기업들이 현지법인이나 지점에
미국인을 고용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발표는 사장을 비롯한 해외법인의 중역을 현지인으로 하겠다는
내용이었고 선경은 이미 미국인 사장을 현지법인에 고용한지 오래됐다.
우리기업의 세계화를 완성하고, 또 그에 따른 경쟁력의 제고를 위해서는
현지인에 의한 현지기업의 운영이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명제로 인식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이러한 국제 인사제도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입안하고 집행할
것인가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현지인에게 현지법인을 책임맡겼다고 해서 곧바로 세계화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에 진출한 일본기업을 살펴보면 타산지석이 될수 있을 것같다.
80년대 중반부터 미국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일본기업은 이미 89년에
50여만명의 미국인을 고용하고 있었고 93년에는 70만명, 그리고 2000년에
접어들면서 100만명이 넘는 미국근로자가 일본계 회사에서 일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용창출이라는 입장에서 볼때 일본기업은 미국에서 외국기업으로서는
가장 많은 고용기회를 미국인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0여년간 이미 이와같은 대규모 고용경험을 가진 일본기업의 국제
인사제도에 관해 수많은 사람들이 연구분석하고 그 결과를 발표하였다.
그 가운데서 특히 다음과 같은 내용은 우리기업에게도 흥미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최고경영자의 경영스타일이 일본인의 경우 대부분 전제군주식이고
미국인의 경우는 프로페셔날(전문인) 스타일이라는 것이다.
아이로니킬한 것은 전제적인 일본인 사장이 오히려 만인의 동의를 얻어
업무를 진행하려하기 때문에 의사결정에 시간이 걸리고 형식적인 동의를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품의서에 도장을 찍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현지법인이 당면하는 가장 심각한 문제가 바로 이러한 일본식 최고
경영자라는 것이다.
미국인을 최고 경영자로 고용하는 경우도 있으나 일본기업의 75%는 본사의
일본인은 현지사정으로 내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48%의 유럽계 회사와 31%의 미국계 회사가 해외현지사장을 본사에서
파견하는 것에 비해 크게 대조적이다.
특히 중간 경영층의 경우 유럽계회사는 82% 미국계 다국적 기업은 88%를
현지인을 고용하는데에 반해 일본계 기업은 48%만을 현지고용하고 나머지는
본사에서 파견한다.
유럽과 미국의 다국적기업에 비해 일본기업이 훨씬 자국인 중심적이라는
이야기이다.
미국인이 최고책임을 맡거나 중간책임을 맡고 있는 경우에도 일본인
과부장들이 본사와 늘 비공식인 의사소통을 가짐으로서 현지인을 소외시키는
경우가 허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섀도 매니저"라고 표현하는데 정작 내각이 아닌 실력자들이 구성한
"섀도 캐비닛"이 내각보다 더 많은 실권을 행사하는 상황과 비슷하다고 해서
나온 표현이다.
이 경우 현지법인의 모든 실제적 의사결정은 shadow manager들이 본사와
협의를 거쳐 결정짓게 되는 것이다.
마쓰시타전기가 MCA 영화사를 인수, 현지인에게 경영을 맡겼으나 사사건건
본사에서 관여함으로써 의사결정이 불가능했고 결국은 회사의 운영이 심하게
어려워져 마쓰시바는 영화사를 포기하고 말았다.
반대로 컬럼비아영화사를 인수한 소니는 현지인에게 완전히 자유방임식으로
맡겨놓아 미국경영인들이 인건비외 제작비등 각종 경비를 지나치게 방만하게
집행해 회사의 경영이 몹시 어려워졌고 결국 소니도 이 영화사를 포기하게
됐다.
일본식 평생직장 개념이 미국에서도 크게 화제가 됐었는데 제조업체에서는
이러한 일본식 제도가 곧바로 수용되고 경쟁력 제고에도 크게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미국에서 제조활동을 벌이는 일본기업은 자기나라식의 인사제도를
그대로 도입해 장기적인 안목으로 OJCT (on-the-job training)를 시키고
종업원들에게 회사에 대한 충성심을 불어넣을수 있었다.
그러나 반대로 서비스업체의 일본계 회사는 일본식 인사제도로 큰 낭패를
보았다.
은행이나 증권사 무역상사등 서비스 업체는 우선 미국 현지 서비스업계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으므로 현지인에게 크게 의존할수 밖에 없는데 이들
현지인들이 생산직 근로자와는 달리 대부분 전문인들이거나 전문지식을 갖춘
근로자들이어서 일본회사에 대한 충성심이 좀처럼 길러지지 않고 또 오래
근무하지 않고 쉽게 직장을 옮기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일본기업을 크게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이러한 전문인을 상대로 일본식 인사제도를 사용할수 없어 이들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줄을 모르기 때문에 본사는 현지인사에 무관심할 수밖에
없었고 따라서 인사관리의 어려움은 더욱 가증되었다.
국제인사제도와 관련해 일본계 기업과 미국계 기업의 또 다른 특징은
문제분야가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
해외근무와 관련해 가장 어려운 문제로 미국기업은 해외근무후 본사복귀가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는데 일본기업은 해외근무 자질이 있는 본사직원이
부족함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보고 있다.
일본기업의 경우 본사복귀는 전혀 어려운 문제가 아닌 것으로 보고되었다.
현지인을 대폭 기용하는 미국기업에게 자질있는 본사직원의 부족은 큰
문제가 아니고 매사를 본사중심으로 풀어나가는 일본기업에게 해외근무후
본사복귀는 별문제가 아닌 것이다.
현지인 채용과 관련해서 미국기업은 능력있는 현지인을 채용하기 어렵다는
것과 본사직원과 현지직원간의 알력을 어려움으로 지적했는데 일본기업은
능력있는 현지인을 채용하기 어렵고 채용해도 대부분 오래지않아 회사를
떠나버리는 것이 가장 어려운 문제라고 말하고 있다.
일본기업이 미국에서 경험한 것은 우리나라 기업들도 고스란히 경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현지화는 현지인의 고용으로부터 시작된다고 말할수 있겠는데
현지인 고용을 둘러싼 국제인사제도에 관해서 일본기업의 경험을 타산지석
으로 삼는 것이 어떠할까 생각해본다.
본지사를 막론하고 세계화에 걸맞는 인사제도를 갖추어야만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