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발레단은 기도와 선교의 발레단이에요.

우리를 부르는 곳이 있으면 어디든지 찾아가 하나님의 사랑과 춤의
아름다움을 전할 겁니다"

한양대 무용과 조승미 교수(49)가 이끄는 조승미 발레단이 최근 서울
성동구 옥수동에 전용연습실을 마련하고 직업적인 선교발레단으로
재창단을 선언했다.

"무용예배 등 쇄도하는 공연요청을 감당하기 위해 전문직업인으로서의
무용선교사가 필요했지요.

무용과 졸업생들이 갈곳이 없어 중도에 무용을 포기하는 모습도
안타까웠어요.

그래서 92년에 후원회를 조직하고 4년후 직업발레단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로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개인발레단으로 국내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조승미 발레단은 조씨가
80년 모교인 한양대 교수로 부임하면서 5명의 여자무용수로 어렵게 창단,
16년의 세월동안 60여명의 단원을 거느린 중견발레단으로 성장했다.

그동안 북 꽹과리 징 대금 등 전통악기를 무용반주에 활용한 실험적인
창작발레와 기독교적 시각을 발레에 도입한 "모세의 기적" "삼손과 데릴라"
등 대작을 발표, 한국발레의 발전과 대중화에 앞장섰다.

특히 불우한 환경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펼쳐온 선교발레는 예술과 종교의
접목에 큰몫을 담당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조씨는 우선 발레단이 재정적으로 독립하고 기본틀을 갖출 때가지
전속단원인 정회원과 공연때만 합류하는 준회원제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정회원은 국립발레단 출신의 김길용 김형민 신애숙씨와 청각장애
발레리나 강진희씨 등 11명.

"이제는 저희 발레단에 베풀어준 관심과 애정에 보답하는 일만 남은 것
같아요.

클래식발레가 필요한 곳에는 클래식발레를, 사랑과 도움이 필요한
곳에는 선교발레를 전하기 위해 어디든 찾아가려 해요.

선교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예술적인 완성도를 추구하는 정상급 발레단이
되도록 부단히 노력하겠습니다"

< 정한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