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도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는 대인도네시아 투자에서 한 중소기업이
큰폭의 매출및 이익신장률을 기록하는등 성공을 거두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화제의 기업은 가죽원단업체인 삼우(대표 정택근).

이 회사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부근의 카라왕지역에 합작투자법인을 세워
매출이 연평균 40%이상 신장하고 이익도 큰 폭으로 증가하는등 이 지역투자
업체중 대표적인 성공사례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삼우가 합작법인을 설립한 것은 지난 91년.

나이키 리복 LA기어등 세계 굴지의 신발업체들이 하청생산 기지를 한국에서
인도네시아로 이전함에 따라 가죽원단도 인도네시아에서 생산해야겠다고
판단, 자본금 2백만달러를 현지인 누림바씨와 75대 25의 비율로 출자해
신발용 가죽원단공장을 설립했다.

초창기엔 갖은 어려움을 겪었다.

설비투자에 필요한 금융을 현지에서 제때 조달하지 못해 자금난에 시달렸고
종업원을 제대로 다루지못해 생산성이 매우 낮았고 제품의 품질이 나빠
고전하기도 했다.

이에따라 본격적으로 가동에 들어간 93년에 41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택근회장은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종업원들에게 인간적인 대우를 해주자는 것이었다.

한국으로 초청해 연수도 실시하고 대우도 부근업체보다 50%나 많이 주며
인간적으로 따뜻하게 대해 주는등 파격적인 지원책을 펴기 시작했다.

적자기업이 이런 결단을 내리기 쉽지 않았으나 정회장의 결단은 기업을
성공으로 이끄는 실마리를 마련했다.

현지에 진출한 외국기업 가운데 상당수가 종업원과의 잦은 마찰과 분규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우선 이 회사는 종업원과의 분쟁이 사라졌다.

또 20명단위로 조를 편성, 한국에서 6개월씩 연수를 시켜 생산성과 품질의
중요성을 일깨웠고 이는 현지공장의 품질향상으로 직결됐다.

종업원의 경조사를 파악해 적절하게 예우하는등 가족적인 인간관계를
형성하는데 힘을 쏟았다.

금융문제는 때마침 진출한 외환은행을 통해 해결했다.

또 세계적인 빅바이어에 납품하려면 차별화된 제품을 생산해야 한다며
물이 스며드는 것을 막아주는 방수가죽 실크처럼 부드럽고 가벼운 특수가죽
등 다양한 신제품을 개발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이 회사는 인근 신발업체로부터 주문이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 가동초기인 93년 매출이 1천8백52만달러에서 94년 2천3백70만달러
지난해엔 4천만달러로 뛰었다.

경영도 흑자로 돌아서 94년엔 9만달러 작년엔 3백77만달러의 흑자를 기록
했다.

또 현지의 가죽원단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데다 근로자들의 생산성도 한국의
80% 수준에 이를 정도로 올라가 올해는 5천만달러의 매출을 계획하고 있다.

삼우는 정회장이 창업한 가죽원단전문업체로 올해로 창업10년을 맞는
연간매출 2백90억원(작년기준)의 중견업체이다.

신발용과 핸드백용 고급가죽을 만들어 금강 에스콰이어등 국내업체에
절반가량을 납품하고 나머지는 일본 미국등으로 수출하고 있다.

그는 60년대 대전피혁에 근무하며 대전을 세계적인 가죽업체로 육성시켰고
피혁수출조합을 결성해 초대이사장을 맡아 국내 가죽산업발전을 주도하기도
했다.

64세의 나이에도 국내와 인도네시아를 오가며 정력적으로 기업을 일구고
있다.

내년 상반기엔 베트남에 현지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이탈리아와 일본같은 선진국의 가죽업체도 고부가가치 가죽원단을 꾸준히
개발해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며 "국내업체도 고급제품을 개발하면
얼마든지 세계무대에서 주역으로 뛸수 있는등 가죽은 발전가능성이 큰
분야"라고 강조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