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우 < 대우증권 채권부장 >

일반적으로 금리상승이 예상될때는 만기가 짧은 채권에, 반대의 경우는
만기가 긴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정석이다.

채권가격은 미래에 지급될 금액을 남아있는 기간만큼 시장금리로 할인한
값이므로 만기가 길수록 금리변화에 대한 가격변동률이 클 수 밖에 없다.

여기서 문제되는 것이 만기의 개념이다.

할인채나 복리채와 같이 원리금이 일시에 지급되는 채권은 관계없으나
이표채와 같이 만기이전에도 정기적으로 이자가 지급되는 채권의 경우
만기까지의 기간을 어떻게 볼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표채의 경우 만기는 원금의 최종 상환시점일뿐 가격변동률에 영향을
미칠 시간적 측정수단으로서 사용하기에는 불충분한 개념이다.

이럴때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수단이 듀레이션 (Duration)개념이다.

듀레이션 개념은 1938년에 매컬레이 (Macaulay)에 의해 처음 주장된
후 1970년대에 이르러서야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듀레이션을 쉽게 설명하면 채권투자금액이 평균적으로 상환되는
기간을 의미한다.

할인채나 복리채는 만기시에만 원금과 이자가 지급되므로 만기가 곧
듀레이션이며 이표채는 이자지급이 만기이전부터 이루어지므로 만기보다
듀레이션이 짧다.

현재 이표채로 발행되고 있는 7년만기 국채의 듀레이션은 약 5.1년
내외이다.

따라서 수익률변화에 대한 가격변동률은 복리채로 발행되는 5년만기
국채와 거의 비슷하다.

앞으로는 국내 채권시장도 장기채 발행이 확대되면서 이표채 발행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럴경우 듀레이션개념이 중요한 투자지표가 될 것이다.

동일 만기의 이표채라도 표면이자율과 채권수익률 수준이 낮을수록
듀레이션이 길어져 금리변화에 대한 가격변동률이 커진다.

이표채 투자시 가장 중요한 점은 외형상 만기가 아니라 투자원금이
평균적으로 상환되는 기간인 듀레이션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