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향원고려소각로사장(47)의 인생역정은 국내 소각로산업의 역사와
맥을 같이한다.

김사장은 80년대 중반 이분야에 아직 동이 트기전에 뛰어들어 지금껏
국산화의 선봉에 줄곧 서왔다.

김사장이 지금까지 개발한 소각로종류는 의료폐기물용 매립장용
특정폐기물용등 모두 20가지.

설치한 소각로는 중형소각로 2백개를 포함, 1천여개에 달한다.

특히 중형소각로는 내수시장의 40%이상을 점유하고 있을 정도.

아주대병원 삼성항공 부산북구청등이 이들 소각로를 활용하고 있다.

매년 매출의 5%가량을 연구개발에 투입하고 있는 이 회사는 소각로분야의
특허와 실용신안 최다보유업체이기도하다.

획득한 특허와 실용신안이 각각 3건이며 현재 11건의 실용신안이
출원중이다.

이중 준건식세정장치와 하향통풍식 건류소각로는 국내소각로 역사에
큰획을 그은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준건식세정장치는 소각시 발생하는 유해가스처리에 있어 폐수등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기존 습식세정의 결함을 보완, 산성가스 중금속
유기독성물질 등의 발생을 방지할 수 있는 첨단 대기오염 제어장치이다.

하향통풍식 건류소각로는 건류가스의 성분이 균일해 완전연소가 가능하며
타르와 응축성오일로 인한 안전사고가능성이 없는 소각로.

이제품은 95년말 과기처로부터 환경분야로는 최초로 국산신기술제품으로
인정받았다.

김사장이 소각로분야에 뛰어든 것은 남보다 10여년 앞선 지난 85년.

일반인들은 소각로를 단순한 쓰레기소각장 정도로 인식할 때였다.

포장지업체에서 근무하던 김사장은 "쏟아져 나오는 폐기물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다 소각로를 떠올렸다.

자체 국산화는 꿈조차 꿀수 없던 때라 고민끝에 일본기술을 이전
받기로했다.

그러나 일본측은 터무니없는 금액을 요구하며 그나마 기술이전마저
제대로해주지 않아 첫시도는 완전한 실패였다.

김사장은 이때부터 자체기술개발만이 살길임을 깨닫고 이를 악물고
개발에 몰두했다.

영세업체로는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담당할 수 없어 88년에는
한국과학기술원과 공동으로 중형소각로개발에 뛰어들었다.

중형소각로는 시간당 2백 ~3천kg의 쓰레기를 소각할 수 있는 용량으로
각종유해가스에 대한 완벽한방지시설을 갖춰야하는 고난도기술이 요구되는
분야.

91년 개발한 중형소각로는 그 이듬해 충북 보은군청 매립장소각로에
처음 설치했다.

이제 이회사는 세계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 대우와 하향식건류소각로 수출독점계약을 맺고 싱가포르
아르헨티나 등으로 수출을 추진중이다.

수출원년인올해목표는 5백만불.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70억원.

올해목표는 1백40억원이다.

"소각로분야에 뒤늦게 뛰어든 두산건설 동부건설 한농등 대기업들이
우리회사의 경험많은 핵심기술자들을 무더기로 빼내가고 있어 지속적
기술개발에 어려움이 많다"는 김사장은 "그나마 이들 대기업들은 외국기술의
수입에만 열중하고있어 국산기술 선진화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
이라고 애로점을 토로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