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출산된 미숙아는 망막에 병적인 조직이 생겨 실명의 위험이 높으므로
조기에 적절한 검사를 실시해 수술로 근본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숙아 망막병증은 80년대말부터 미숙아의 생존율이 높아짐에 따라
그 발병빈도도 차츰 높아지고 있어 이에 대한 집중관리가 요청되고 있는
실정이다.

미숙아들은 어머니의 임신기간이 짧고 체중이 적게 나갈수록 망막병증을
앓을 확률이 높은데 우리나라는 2.5kg 미만의 미숙아가 망막병증을 앓을
확률이 20~25%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울대 의대 유영석교수(안과)는 "미숙아를 보살필때 망막병증에 대한
인식부족과 적절한 검사및 치료의 미비로 실명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며
"미숙아 망막병증은 전혀 치료 불가능한 병이 아니고 적절한 검사와 치료를
하면 실명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망막혈관은 발생학적으로 볼때 수정란이 착상된 후 4개월째에 시신경유두
부위에서 형성되기 시작해 8개월째에는 비측 망막혈관이, 10개월째에는
이측망막혈관이 형성돼 출생할때가 되어서야 모든 혈관이 완성된다.

그런데 임신 10개월 이전에 태어난 미숙아들은 이측망막의 주변부나 전부,
비측 망막의 주변부에 혈관이 생기지 않은 채로 외부 공기에 노출돼 망막에
병변(병적인 변화및 조직)이 생길 우려가 높다.

망막이 공기에 노출되면 산소와의 접촉으로 인한 과산화상태가 발생,
정상적인 혈관형성이 중단되고 혈관형성세포(방추세포)에 미세한 병적
변화가 일어난다.

미숙아 망막병증의 진행은 5단계로 진행되는데 모든 부분에 망막박리가
있는 5단계까지는 육안으로 보기에 겉으로 전혀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다.

유교수는 "망막의 미세한 병적 변화는 출생후 수일부터 시작되지만
육안으로 관찰되기까지 4주 이상이 필요하다"며 "초기 망막변화는 안저
(눈내부를 바깥에서 투시한 부분) 주변부에서 일어나므로 도상검안경을
이용해 이부위를 폭넓게 관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교수는 검사시기에 대해 "출생후 4주이전엔 미숙아의 전신상태가
좋지 못해 바람직하지 않고 6주이후엔 망막병변이 발생하기 십상이어서
4주째에 최초검사를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첫검사에서 이상이
없으면 2~4주 간격으로 검사를 실시, 망막혈관이 정상적으로 완성되는 것을
확인하면 되고 이상이 있다면 수일 혹은 1주일 간격으로 검사를 반복하는
집중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미숙아 망막병증은 30~75%가 발병후 자연소실되지만 망막외섬유혈관 증식이
나타나는 3단계 이상의 급성 변화가 나타나면 망막혈관 경계부위의 병변을
파괴하거나 비정상적 신생 혈관형성인자를 감소시키는 수술이 필요하다.

이러한 수술엔 미세냉동침을 이용한 냉동응고술과 레이저열을 이용한
광응고술이 있다.

증상이 양호한 미숙아는 냉동응고술로 거의 치료되고 레이저수술은 다소
증상이 심한 환자에게 실시되는데 90%의 치료율을 보인다고 유교수는
설명했다.

유교수는 "망막병증 급성기 변화 3단계까지는 수술로 안저변화없이 병변이
소실된다면 정상시력을 얻을수 있는 반면 3단계를 넘기면 수술을 해도
시력장애가 심하게 생기고 5단계에 이르러서는 실명을 면하기 어렵다"면서
치료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정종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