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22.LA다저스)가 한국선수로는 사상 최초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메이저리그 진출 3년째인 박찬호는 7일 (한국시간) 시카고에서 벌어진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시즌 3번째 등판, 4이닝동안 18타자를
상대로 삼진 7개를 뽑으며 산발 3안타와 볼넷 4개, 무실점으로 막아
팀을 4연패의 늪에서 구원하고 첫승의 영광을 안았다.

지난 94년 계약금 120만달러 (약9억4,000만원)에 다저스에 입단한
박찬호는 통산 7번째 등판에서 승리의 축배를 들었다.

선발투수 라몬 마르티네스가 갑자기 허벅지 근육통을 호소, 2회말에
마운드에 오른 박찬호는 150km 안팎의 강속구와 안정된 제구력으로
데뷔이후 플레이가 가장 좋았다.

3회에 1사만루의 위기를 맞았으나 마크 그레이스의 우익수쪽 큼직한
플라이볼때 3루주자 하이메 나바로가 어설픈 주루플레이로 아웃, 실점을
모면하는 행운도 뒤따랐다.

박찬호의 역투속에 다저스는 3회에 볼넷으로 나간 델리노 데쉴즈가
후족타자의 도움으로 홈을 밟았고 4회와 6회, 유격수 그레그 가뉴가
각각 2루타와 3루타를 터뜨리며 1점씩을 추가, 3-0으로 앞섰다.

3-1로 쫓기던 8회부터는 구원투수 토드 워렐이 나서 깨끗이 경기를
마무리, 4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박찬호는 경기뒤 "내가 설정했던 10단계의 목표중 3단계를 달성했다.

메이저리그 복귀가 2단계였다면 승리투수는 3단계 목표였다.

이제는 나머지 단계를 정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감격적인 소감을
밝혔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8일자).